경기 인천 物價 왜 제일 비싼가

경기·인천의 물가상승률이 전국 시·도중 1·2위로 높다는 것은 이 지역 주민들로서는 몹씨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대우자동차의 구조조정으로 일터를 잃은 수많은 근로자와 가족들이 시름에 잠겨있고, 50여일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민들이 애태우는 등 사회분위기가 뒤숭숭한 터에 들리는 이같은 소식은 불쾌하고 짜증스럽기만 하다.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4월중 소비자 물가 동향을 보면 경기지역이 전년 동기대비 5.5%, 인천은 5.4%나 올라 9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경기·인천의 이같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 상승치(5.3%)에 비해 각각 0.2% 포인트, 0.1포인트 높은 것으로 전국 시·도중 가장 높게 오른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수원은 6%나 올라 36개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경기도와 인천시의 물가관리가 허술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서민들의 호된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전국 평균 상승률 5.3%만을 놓고 보더라도 이는 정부가 올해 소비자 물가를 3%대에서 잡겠다는 목표가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전국 어느 지역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인 경기도와 인천지역은 해당 지자체, 그리고 산업계가 다시한번 그 원인을 심각하게 되짚어볼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재경부는 4월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은 겨울철 잦은 눈 피해로 농산물의 출하가 늦어졌고,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한 공업제품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기·인천지역이 어느 지역보다도 농축산물의 산지와 근접해 있고 산업시설이 집중돼 있는 여건 임에도 물가가 타지방보다 이처럼 비싸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경기·인천이 지역여건으로 보아 모든 물가가 싸면 싸야지 타지방보다 비쌀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 유통구조에 문제가 없고, 상인들이 터무니 없는 이윤을 붙이지 않았다면 특히 농축산물이 타지방보다 높게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지자체가 물가관리 및 행정지도를 제대로 폈다면 전국 최고로 치솟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경기도와 인천시는 각종 상품의 유통단계별 불합리점의 유무확인 등 유통구조를 철저히 점검하고 특히 농축산물의 유통체계 정비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살기좋은 고장 요건으로 주거환경과 교통·물가·인심 등을 꼽는다. 당국은 경기·인천의 물가가 타지방보다 비싸 살기 나쁘다는 수치스런 오명을 받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 물가 관리를 한층 더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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