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군지사 86정비대 장병들

육군 2군지사 소속 86정비부대 장병들이 10여년간 사회복지시설을 남몰래 도와주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칭송을 받고 있다.

86정비부대가 의정부시 호원동 도봉산 밑자락에 자리잡은 이삭의 집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1년 이 부대 류제완 원사(52)가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허름한 놀이터에서 그늘진 표정으로 뛰어놀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면서부터.

이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 류원사는 이를 곧바로 대대장에게 보고했고 대대장 또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 오늘에 이르게 됐다.

이삭의 집은 그동안 도시계획 변화로 놀이터를 네번이나 없애야 했으며, 그때마다 류원사와 장병들은 마치 자신들의 집 놀이터를 만드는 마음으로 새로운 놀이터를 만들어 주었다.

지난 4월에도 이삭의 집 앞 국도3호선 우회도로공사로 놀이터가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시소·미끄럼틀·정글·철봉 등 놀이기구를 새로운 곳에 설치해 주었다.

또 이곳에 계단식 폭포와 분수대를 설치, 어린이날에 맞춰 원생들에게 선물로 개장해 주었다.

부대는 놀이터 외에도 중·고생들을 위해 탁구장과 농구대, 축구골대를 만들어 주는가 하면, 매년 여름 장마에 대비해 배수로를 설치해 주고 겨울에는 김장도 담가준다.

부인과 3명의 딸을 데리고 와 어린이들과 같이 어울리며 많은 것을 배운다는 류원사는 “어린 아이들이 다 내 자식같아 때로는 가슴 아프지만 새로 만들어진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니 흐뭇하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종복기자 jb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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