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나 집계는 올바른 정책수립·집행의 기본이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통계나 집계의 정확성 여부는 그 나라의 행정능력과 국민의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로서도 큰 뜻을 지닌다. 그럼에도 경기도가 60년대 이래 최악의 봄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내 저수지의 저수율을 부풀려 발표한 것은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17일 도내 408개 저수지 가운데 농업기반공사가 관리하는 101곳의 저수율이 82%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농업기반공사가 집계한 저수율 70%보다 평균 11%가 부풀려진 것으로 특히 안성 평택 등 일부지역 저수지는 20∼30%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당국의 집계가 이렇게 엉터리이니 가뭄대책이 제대로 수립될리 만무하고 농민들 역시 당국을 불신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저수율의 과대집계로 문제가 되는 곳은 우선 평택 월곡저수지를 비롯 안성 화성 과천 파주 등지 17개 저수지의 몽리지역이다. 당초 경기도는 저수율 60%미만 저수지는 한곳도 없다고 했으나 이와는 달리 실제로 이들 저수지 저수율은 60%미만으로 최근 저수율 급감으로 모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 당국이 잘못 집계한 저수율을 토대로 가뭄대책 및 예산지원 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 당국은 저수율의 잘못 파악이 전화를 이용, 농업기반공사로부터 집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착오라고 하나 이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원래 통계조사는 조사원의 미숙이나 응답자의 잘못등으로 본의 아니게 중복계산 혹은 누락이 생길 수 있고 따라서 어느 정도의 오차는 불가피한 것으로 양해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저수율 오차가 20∼30%나 되고 특히 실제와는 달리 저수율 60%미만 저수지가 한곳도 없다고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상식적으로 봐도 고의성이 없다고 선뜻 수긍할 수 없다. 이래가지고는 도정이 도민의 신뢰를 받기는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나라의 통계나 집계는 적지않은 불신을 받아 왔다. 경우는 다르지만 78년 쌀생산통계가 틀려 다시 손질한 일이라든가 과거의 수출입통계가 늘 말썽을 빚었던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일이다. 도 당국은 차제에 집계오차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 관계자들을 엄중히 문책함은 물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엄격한 보완책을 세워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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