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되던 해 남편과 사별하고 줄곳 혼자 생활해 오면서 서로 비슷한 처지의 할머니들과 함께 살고 있는 이순자 할머니(82·김포시 북변동)는 요즘 소방소에서 나눠준 긴급 무선호출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고혈압과 위장병으로 병원을 자주 찾는 처지여서 이 호출기가 긴급 상황 발생시 곁에 없는 자식을 대신해 할머니를 지켜주는 유일한 친구가 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순자 할머니와 5년째 함께 생활하고 있는 박경남 할머니(79)와 황준현 할머니(84)도 이 호출기를 옆에 두고서부터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다.
이 긴급 무선호출기는 김포소방서(서장·이호정)가 지난해 말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살는 노인들을 위해 나눠주기 시작했으며, 현재 노인 53명이 호출기 도움을 받고 있다.
이 호출기는 노인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목걸이용과 팔지용으로 제작돼 긴급상황 발생시 호출기를 누르면 곧바로 소방소 상황실 수신시스템을 통해 상황발생 장소와 노인의 병력(病歷), 인적사항이 자동으로 출력되며, 가장 가까운 소방파출소에서 구급대가 출동한다.
이호정 김포소방서장은 “가끔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도 있지만 이 호출기가 혼자사는 노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며“내년까지 모두 248명의 노인에게 무선 호출기를 확대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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