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점 구김없이 맑고 깨끗하게 자라야할 초등학생들이 최근 어른들의 사치스런 몸치장을 흉내내는 ‘모방허영’에 물들고 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가 하면 머리에 무스를 바르고 귀고리 팔찌로 몸치장을 하는 등 어른이나 불량청소년들을 흉내 내는 유행이 돌림병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성인용 화장품을 흉내 낸 어린이 화장품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이어서 이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눈병이나 피부질환을 유발할 우려가 크다. 그런데도 도내 초등학교 주변 문방구점에서는 립스틱 매니큐어 향수 반짝이 등 어린이 화장품들을 진열해 놓고 호기심 많은 여학생들을 유인하고 있다. 개당 300원∼1천5백원씩 하는 이 모방화장품들은 값도 싸거니와 색깔도 울긋불긋 화려해 여학생들의 인기품목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 화장품들에는 또 만화 캐릭터까지 들어있어 일부 여학생들 사이에는 화장품 수집 열기까지 불고 있다. 돈벌이에만 눈이 어두운 문방구업주들이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모방심리를 이용한 이같은 상행위는 자제력 약한 어린이들을 현혹케하는 상술로서 정말 치졸하다 아니할 수 없다.
순진무구해야할 초등학생들이 어쩌다 이렇듯 어른들의 사치스런 몸치장을 흉내 내는 일에 물들게 되었는지 자녀를 가진 기성세대는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이는 몇몇 가정에서만 나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가정과 학교와 사회전체가 이들의 선도에 힘을 합쳐야 한다.
초등학생들로서는 상도를 벗어난 몸치장은 감수성이 예민한 10대들이 결국 어른과 불량청소년들의 불건전한 행태를 모방한 것이다. 어른들이 분수에 넘치게 과소비와 사치 호화생활로 흥청거리고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부모들의 보살핌에서 벗어난 초등생들이 이 사회의 불건전한 풍조에 오염된 것이다. 어린이들에 대한 과보호도 문제지만 무관심 또한 위험스러운 것이다.
어린이들이 건전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하는 일은 어른들 모두의 책임이며 의무다. 교육당국은 우선 학생들의 사치 허영심을 조장하는 학교주변 문방구점들의 유해제품들을 수거 정비하는 데 적극나서야 한다. 문방구업주들 또한 상인이기에 앞서 부모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정서를 해치는 유해제품을 솔선해서 팔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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