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국난 극복에 총력을

논도 타고 밭도 타고 농민들 가슴도 탄다. 기상관측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폐농의 위기에 처했다. 오는 21일은 하지다. 모내기를 못한 논은 하지를 넘기면 이앙해봐야 소용이 없다. 모내기를 한 논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야할 모가 비비 꼬이면서 죽어가는 논이 많다. 당장 시급한 비는 좀처럼 뿌릴기미가 없다. 이달 말쯤이나 장마전선이 북상할 것이라니 농사는 앞으로 10여일이 고비인마당에 정말 큰 일이다. 농민은 농민대로 자치단체는 자치단체대로 애를쓰고 소방차나 레미콘차가 물을 실어 나르기도 한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양수기도 귀하고 호스도 구하기가 어렵고 관정업자는 웃돈을 준다해도 만나보기조차 어렵다는 것이 현지 소식이다. 여러 기관에서 한해성금을 모금하는 것은 잘한 일이긴 하다. 그러나 한해극복은 수해성금과 다른 면이 있다. 수해성금은 이재민구호 및 수해복구 등 사후조치 성격이 강한 반면에 한해극복은 사전조치 성격이 강하다. 성금을 모아 현지로 배정해 장비가 투입되는 동안 논바닥은 이미 갈라 터지거나 모가 타죽는다. 농림부는 최악의 가뭄을 당하고도 정확한 피해조차 집계를 못내고 있다. 피해상황이 날로 다를만큼 심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

정부는 당장 즉효성 있는 거국적 한해대책에 나서야 한다. 국방부는 작전명령으로 군장비와 병력을 한해현장에 더욱 대거 투입하고 행자부는 전공무원을 한해극복 비상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경제부처는 한해극복 지원에 따른 제반 장비 및 유류 등의 민간유통이 원활하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이밖에 건교부는 수자원관리 등 각 부처마다 한해극복에 연관지어 해야할 일을 찾아 나서는 거국적 대책이 절실하다.

본란은 일찍이 한해와 관련, 두어차례 범정부차원의 대책을 촉구한바가 있다. 그런데도 위기만큼 인식이 따르지 못하는 것은 실로 유감이다. 농민들은 밤을 새워 물대기전쟁을 벌이고 있다. 폐농을 비관해 농약을 들이마시는 농민이 있다. 피해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지금같은 가뭄은 가히 국난이다. 가뭄국난을 당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즉각 거국적 한해대책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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