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수방대책 문제있다

지난 주말 남부지방에는 지역에 따라 3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려 농작물을 비롯한 도로, 교량 등에 많은 피해를 냈으며,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경기지역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아직까지 우려했던 집중호우가 내리지 않아 다소 안심이기는 하나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예상되고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오랜 가뭄으로 땅의 지반이 약해져 산이나 도로 등의 철저한 점검과 대비가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세운 수방대책은 부실할 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늦은 감이 있어 어느때 보다도 각별한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어느 지역보다도 여름만 되면 홍수피해가 많은 경기북부지역에 대한 수방대책은 한심한 지경이기에 주민들의 불안은 대단하다. 가뭄때도 정부나 지자체가 좀더 일찍 가뭄대책을 세웠더라면 피해는 물론 예산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을 대책이 늦게 마련되고 또한 예산도 늦게 배정되어 일부 지역에는 비가 온 후에 가뭄대책 예산이 배정되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된 예도 있어 주민들의 비난이 대단하다.

의정부시의 경우, 비 피해를 막기위해 설치키로 한 간이펌프장 공사가 장마철이 지난 다음에야 완성될 예정이니 사실상 무용지물이 아닌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예산 배정이 늦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연천이나 파주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연천은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차탄천 양안에 대규모 제방공사를 하고 있는데, 8월이 지나야 완공된다고 하니 호우가 내리면 현재 진행중인 제방공사도 엉망이 되어 다시 해야할지 모를 정도이니 이는 예산낭비는 물론 게으름 행정의 대표적 사례이다.

수방대책에 관한한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해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며, 더구나 무서운 자연의 힘을 감내하기 힘든 것이 현재의 상황인데, 준비까지 허술하다면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탁상행정으로는 안된다. 현장에 가서 직접 상황을 점검, 신속한 대책을 세워야 된다. 웃사람이나 모시고 가서 사진이나 찍고, 브리핑이나 하는 전시행정은 이제 그만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확인행정을 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도·시·군이 상호 유기적인 협조하에 철저한 현장위주의 수방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경기북부에 대한 수방대책은 긴급함을 새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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