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 왜 이러나

최근들어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돈을 맡기는 은행에서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 서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전체가 불안하다. 가장 안전하고 또한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은행에서 고객이 맡긴 돈이나 납부한 세금을 은행원 개인돈으로 생각하고 사금융같이 마구 빼먹는다면 과연 어떻게 은행을 믿고 돈을 맡길 수 있겠는가.

인천지역에서 주요 금융기관 은행원들이 등록세를 횡령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해 11월부터 인천 연수구, 남동구, 계양구 등 3개 구청의 등록세 3백여만원을 횡령하여 외환은행 여직원이 구속되었으며, 조흥은행에서 근무했던 여직원 1명도 등록세 8백여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져 경찰이 신병확보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 주에도 한빛은행과 주택은행에서 각각 1억3천만원과 3천만원의 등록세를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여 은행원이 구속되었다.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곳은 은행뿐만 아니다. 증권회사, 협동조합 등 돈을 취급하는 곳에서는 항상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니, 은행원만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은행은 무엇보다도 신용을 상징으로 고객들의 돈을 보관하는 곳인데, 이런 곳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일반 서민들은 물론 누구도 안전하게 돈을 맡길 수 없다. 더구나 국민들이 낸 세금을 사용하기도 전에 수납한 금융기관에서 은행원들이 빼돌린다면 이는 참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직업 윤리의 결여에 있다. 현재 많은 직업인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한 확고한 윤리의식 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과거와 같이 평생직장의 개념도 사라져 직장에 대한 애착이 없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나 사회인 또는 직업인으로서 윤리의식 없이 적당히 살아가려고 하는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황금만능의 시대적 풍조도 금융사고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만연되고 있는 향락 위주의 생활양식은 돈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향락을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번창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향락산업 뿐이니 젊은이들만 탓할 노릇도 아니다. 은행에 납부한 세금까지 횡령하는 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타락한 한국사회의 직업윤리, 만연된 황금만능풍조는 건전한 사회발전을 위하여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