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난민 장길수군 일가족이 중국에서 제3국을 거쳐 극적으로 한국에 왔다. 이는 UNHCR 베이징사무소에서 난민으로 판정된 경우이나 이밖에 러시아나 동남아를 거쳐 비공식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이 날로 늘고 있다.
지난해 310여명에 이어 올들어서도 벌써 220여명에 이른다. 가족단위 탈북자 또한 급증, 지난해는 50가족이었으며 올핸 길수군 일가족까지 40가족이나 된다. 이로인해 국내거주 북한 이탈주민이 급격히 늘어 1999년만도 820여명이던 것이 1천350여명에 달하고 이중 38.9%가 경기·인천에 살고있다.
문제는 탈북자가 올해도 연말까지 500명선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할 만큼 계속 증가하는데 있다. UNHCR 베이징사무소는 중국내 탈북자를 3만명 규모로 보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이와 비슷하게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많은 10만명, 30만명설도 있고 러시아에는 약 2천명의 탈북자가 유랑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대부분이 한국행을 바라는대로 다 들어올 수는 물론 없겠지만 어떤 경로로든 앞으로 탈북자 입국이 훨씬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정부의 지원이다. 국내로 오는 탈북자는 다 받아들인다는게 정부의 공식입장이긴 하나 북측과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위해 입국을 도와주는 것은 무척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입국한 탈북자 지원대책 역시 소극적이다. 탈북자 문제를 자원봉사나 예비비 등으로 의존이 가능했던 수준이 지금은 아니다. 이들의 사회정착에 소요되는 충분한 예산과 전문인력을 제대로 둘 필요가 있다. 1인당 3천700만원의 정착지원금도 미흡하지만 사회적응 교육을 적극 강화해야 한다. 이쪽 체제에 대한 지식부족, 생소한 사회생활, 지인이 없는 인간관계 부재, 장래에 대한 불안감, 재북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고독 등 이런 애로를 능히 극복해낼 수 있는 지식 및 의지력 제고의 교육이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것이다. 입국을 적극 돕지는 못할망정 제발로 알아서 들어오는 탈북자를 능히 자립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인도주의 정신으로 이마저 눈치를 볼 이유는 있을 수 없다. 북한 이탈주민의 국내 거주는 더이상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연대 차원의 적극적 대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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