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 대한 성폭력 범죄가 해마다 증가한다는 것은 사회도덕이 그만큼 점점 문란해진다는 증거다. 인간의 이성은 도대체 어디까지 타락하고 추악해지려는지 생각할수록 마음이 어두워진다.
더구나 성폭력이 최근 들어 피해자와 가해자의 연령이 모두 낮아지고 ‘또래 성폭력’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충격을 더해 준다.
유치원, 놀이방, 학원 등 유아교육 기관에서의 피해사례도 늘어나 어린이들의 안전지대는 거의 사라진 상태인 것 같아서 더욱 참담해진다. 그런데도 어린이 성폭력 범죄는 기본적으로 비공개를 원하고 있어 고소·고발 등의 법적대응이 어려워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12세 이하 어린이 대상의 성폭력범죄는 모두 530건으로 99년의 459건보다 15.5% 늘어났다. 하지만 미신고 건수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3∼4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신고된 어린이 성폭력 203건 가운데 가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는 57건으로 24.8%를 차지했다. 이는 TV, 인터넷 등 대중매체의 음란물에 노출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커지면서 ‘같은 또래 성폭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 교육기관에서 어린이 성폭력이 급증하는 것은 더욱 충격적이다. 어린이 교육기관에서의 성폭력이 무려 5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 성폭력 범죄는 피해를 당하고도 적극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지난해 성폭력상담소의 상담중 23.9%만이 고소 등 법적대응을 하는데 그쳤으며 올들어서는 16.7%로 떨어졌다. 19세미만의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도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 이후 어린이 성폭력 범죄의 법적대응과 처벌은 더욱 줄어들게 분명하다.
성폭력 피해 어린이들은 대인기피증, 적개심, 성도착층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며 평생 정신장애를 겪을 우려가 크다.
우리의 어린 아들 딸, 형제, 자매를 1000분의 1이라도 생각한다면 어린이 성폭력은 없어질텐데 대부분이 내 가족은 아무 일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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