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 지하·지상을 거미줄 처럼 연결하고 전철.주민들의 출·퇴근 길 발 노릇을 하고 있는 수도권 전철.
전철역 환승주차장 유료화 문제가‘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철도청이 현재 무료 개방하고 있는 전철역 및 기차역 주차장의 유료화를 추진하자 전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반발에 나서는 등 이 문제를 놓고 마찰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청의 관리 편의성과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 환경단체의 환경론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무료로 매일 전철역 환승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일터로 출·퇴근하는 승객들은 유료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게 됐다.
더구나 철도청이 환승주차장의 유료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와 관련한 논쟁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철도청
철도청은 철도 역사 주차장의 질서 유지와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수도권 전철역 103곳을 비롯 전국 기차역의 주차장 유료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도청은 우선 역세권이 형성돼 있거나 이용 승객이 많은 전철역의 환승주차장을 중심으로 유료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때문에 현재까지 전철역 환승주차장을 무료로 사용하던 전철 이용객들은 주차장 유료화에 따른 요금을 지불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철도청은 지난 해 7월 개통된 전철 안산선(군포 금정역∼시흥 오이도역) 정왕역과 오이도역의 무료 주차장을 유료로 전환하기로 하고 시흥시와 주민을 상대로 요금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정왕·오이도역은 현재 하루 평균 1만2천여명의 승객이 이용하고 있으며,모두 370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철도청은 또 안산선 신길온천역(〃80여대)과 부천 소사역(〃100여대), 서울 구로역 주차장에 대한 유료화도 검토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안에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유료 환승주차장은 지난 1월부터 민간위탁되고 있는 안산선 상록수역(〃500대)과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인천 주안역(〃105대), 서울·용산·신촌·오류· 청량리역 등 모두 20여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청 출자회사인 (주)파발마는 주차요금을 기차표 예약자의 경우 30분간 무료이고 1일 5천원∼1만원, 월 2만원∼3만원을 받고 있는 등 지역에 따라 차등을 둬 받고 있다.
반면 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환승주차장은 (주)파발마 보다 비싼 1일 2천원∼1만원, 월 3만원∼10만원까지 요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청 관계자는“전철역 등에 마련된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다 보니 장기 방치 차량이 늘어나는 등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오히려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며“승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요금을 정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민·환경단체
그러나 시민들은 경제적 부담과 형평성을, 환경단체는 대중교통 이용에 역행하게 될 것이라며 철도청의 환승주차장 유료화 계획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철도청의 이런 방침에 대한 시민 반발은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말부터 환승주차장이 유료화되는 시흥시 시화신도시 12만여명의 주민들의 반발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그 강도가 강하게 일고 있다.
시흥시정왕아파트연합회 우경성복지국장(40)은“안산선 오이도·정왕역은 개통된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은 신설역”이라며 “그런데도 철도청은 다른 역은 놓아 두고 우선적으로 오이도·정왕역 환승주차장을 유료화 대상으로 정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 모르겠다”고 형평성 문제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시흥시정왕아파트연합회는 철도청을 항의 방문해서 주차장 유료화 반대 서한을 제출키로 하고 주차비 거부운동까지 벌여 나가기로 하는 등의 내부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도청의 전철역 환승주차장 유료화 문제와 관련해 환경 단체도 대중 교통 이용으로 대기 오염을 줄이자는 취지에도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흥환경운동연합 장동용사무국장(35)은“시민 편익시설의 하나인 전철역 환승주차장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유료화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다른 지역의 움직임 등을 지켜 본 후 시민과 협의해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용사무국장은 또“무료로 이용되고 있는 환승주차장이 유료로 전환된다면 승용차운행이 더 많아져 결국 대기환경오염을 부추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이 문제는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희기자 dh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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