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상은 장마가 끝난 후에도 집중호우가 오는 경향으로 변했다. 수년 전 중부지방에 엄청난 피해를 준 집중호우도 장마가 끝난 후 쏟아졌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앞으로도 폭우와 태풍이 있을 것 이라고 한다. 폭우 등으로 인한 자연재난 발생시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긴급연락망 체계 확립이다.
그런데 지난 집중호우시 일부 소방서, 경찰서, 시청 등 각급 기관의 유선·무선통신이 제구실을 못한 것으로 드러나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각종 재난 발생시 가장 신속히 대처해야 할 긴급연락망이 제 구실을 못했다니 실로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 한 예로 안양시의 경우를 들겠다. 새벽에 갑자기 내린 집중호우로 순식간에 이재민이 된 안양시 안양2동 주민들이 구조요청을 했으나 관계당국이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특히 다세대주택 주민들이 갑자기 물이 불어나자 각종 신고망을 통해 도움을 요청했으나 모두 ‘먹통’이었다고 한다. 119는 계속 통화중이었고 112는 아예 받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시청 재난상황실은 무선통신시설을 다룰 수 있는 전문요원이 없어 아마추어 무선사가 연락한 교통사고 등 긴급 무선망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고 한다.
올해 4천여만원을 들여 설치한 음성자동 정보시스템에 이번 수해지역의 데이터가 전혀 입력되지 않아 제구실을 못했다는 것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안양지역 콜차량과 700여명의 아마추어 무선사, 경찰서, 소방서 등이 통합된 재난대비를 위한 통합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었다면 저번과 같은 재난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다.
119의 경우 시 재난상황실과 직통망이 있지만 아직까지 재난을 대비한 통합통신망구축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시 관계자의 말은 더욱 이해를 할 수 없다. 통합통신망구축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면 무슨 긴급연락망인가.
안양시의 경우를 예로 들었지만 어디 이 지역뿐이겠는가. 이와 비슷한 경우는 도처에 있을 것이다. 각종 재난 현장에서 지금 이 순간도 자기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 살신성인 정신으로 감동적인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는 119·112도 물론 많다.
본란이 수차 강조하는 이유는 일부의 무사안일이 큰 화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재난 긴급연락망 재정비 및 확충이 참으로 시급하다. 재난은 예고하고 닥쳐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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