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代案학교의 과제

경기도 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공립 대안(代案)학교 설립을 추진, 주목을 끌고 있다. 도 교육청은 올해말 이전 예정인 수원 당수초등학교 자리에 고교과정의 대안학교를 세우기로 하고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행정절차와 함께 교직원배치 및 교육과정 운영계획 등을 수립중에 있어 곧 선보일 대안학교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안학교는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모아 전인교육을 시키는 특성화 학교다. 획일적인 공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 교육과정과 학습방법을 자유롭게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고 남을 배려할 줄 알게 하는 인간교육의 장이다. 입시 경쟁도, 시험 스트레스도 없어 개인의 적성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학습장으로 가족적인 분위기속에 모든 학생이 존중되는

학교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이제까지 화성의 두레자연고를 비롯한 전국 11개 대안학교 모두가 ‘사립’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모아 교육하기 때문에 그동안 대안학교는 곧 ‘사립’으로만 인식되었고, 공교육과는 대칭되는 개념으로 알려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때 경기도교육청이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대안학교를 설립해 획일적인 공교육

시스템과는 다른 방법으로 이들을 교육시키려는 것은 과감하고 진취적인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공립 대안학교는 교육내용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교육기관이 운영하는 제도권 학교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거부감이다. 제도권 교육이 싫어서 이탈한 학생들이 공립 대안학교에서의 교육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교육당국은 주입식 교육에 치중하는 일반고교와는 달리 인성과 진로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필수과목 위주의 체험학습과 심성수련에 중점을 둘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안학교란 획일적이고 통제적인 제도교육에 염증을 느낀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인 만큼 개인적성과 특기를 최대한 살려주는 자유로운 학습분위기가 더 중요함을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엔 획일적인 교육에 적응못하는 중학생과 초등학생이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 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도 발전적으로 설립하는 문제를 검토해야할 것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