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정말 내년에 월드컵을 개최하는 축구도시가 맞습니까?”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창단 6년만에 제8회 아시아수퍼컵축구대회 2차 원정전에서 알 샤바브(사우디 아라비아)를 꺾고 금의환향한 뒤 한 축구팬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던진 첫 마디다.
또 이 축구팬은 외국처럼 각종 권위의 컵대회에서 특정 도시에 연고를 둔 프로팀이 우승했을 경우 그 도시 전체가 축제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드는 것이 부럽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 말 한마디는 아시아 최고의 클럽축구 팀을 가리는 아시아수퍼컵대회에서 우승, 아시아무대를 평정하고 돌아온 ‘개선장군’들에 대한 환영의 분위기가 전혀 없는 데 대한 한 축구팬의 서운함을 나타낸 것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개최 도시인 수원시가 그동안 월드컵 유치과정과 각종 홍보물 등을 통해 ‘축구의 도시’임을 강조 해온 것을 고려한다면 이유있는 항변이기도 하다.
수원시는 월드컵 유치과정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각종 국제 대회의 유치와 삼성 프로축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자랑으로 내세웠으나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이후에는 프로구단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불평이 끊이질 않았다.
유럽과 남미 등 외국 축구계의 경우 지역 연고팀이 자국 리그 또는 지역 클럽컵 대회에서 우승하면 온 도시가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곤 한다.
이들 축구 선진지역에 비해 아시아 축구가 낙후됐다고는 하지만 이번 삼성의 우승은 28개국 29개 최고 클럽팀이 참가해 겨룬 아시안클럽컵축구대회에서 우승한 후 27개국 28개팀이 경기를 벌여 1위를 차지한 아시안위너스컵 정상과 맞붙어 ‘왕중왕’에 올랐다.
수 천개 아시아 클럽축구 팀 가운데 최고봉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한국팀 최초로 세계클럽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하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수원 삼성의 아시아 제패는 1개 구단의 영광이 아닌 수원시민 모두의 영광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각계 인사, 축구팬이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분위기 조성이 아쉽게 느껴진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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