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6주년을 맞아 화성시민이 벌이는 신극일(新克日) 운동이 우리에게 민족적 각성과 함께 진한 공감을 안겨준다. 더욱이 최근 일본은 그동안 쟁점이 돼온 역사교과서 왜곡의 시정에도 계속 등을 돌리고 있으며, 우리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함으로써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터에 3·1운동의 중심지였던 제암리에서 극일운동이 벌어진다는 점에서 한층 더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어제 각계 대표 33인과 화성시민이 참석한 신극일 선언식에서 이들은 패전이후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일본의 철면피한 자세를 규탄하고 이제라도 식민통치의 폭압과 수탈의 만행을 참회하고 우호 선린의 동반자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우리 국민도 제국주의 침략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본의 과거 만행을 되새기며 후손들이 선조들의 애국애족의 민족정기를 이어 받아 민족자존을 회복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극일운동을 실천할 것을 선언했다.
오늘날의 한일관계는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제사회의 동반자로 공존해야 하는 역사적 명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자란 일본은 자신들의 죄과는 금방 잊어버린채 정치·군사대국화의 길로 나서며 스스로의 성공에 도취되어 오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을 진정한 이웃으로, 새 시대의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한국을 지난 역사의 종속관계로서 혹은 미래의 귀찮은 경쟁자로서만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극일운동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일본제품의 불매운동 등에 그쳐서는 안된다. 그들이 어떤 사고와 행동양식을 가진 사람들이며 국가 사회의 미래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일본을 알려고 하는 우리의 노력은 미약했다. 우리는 항용 일본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다는 허상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그 안다는 것은 고작 우리를 괴롭혀온 간교하고 잔혹한 행위와 이에 대한 증오의 감정뿐이다.
이제 우리는 이같은 묵은 감정을 버리고 일본에 대해 객관적·학문적 연구를 깊이 해야 한다. 우리의 구석구석을 알고 접근하는 저들 이상으로 우리의 일본연구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극일도 하고 양국의 선린 동반자관계가 수평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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