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왜곡 많은 교과서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농업·농촌관련 내용 가운데 지나친 과장과 왜곡된 내용들이 많다는 보도는 어처구니가 없다. 도대체 교육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그 책임론까지 나올 정도이다.

중학교 도덕2의 경우 환경오염 피해 설명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중학생이 사과를 껍질째 먹고 숨졌다’,‘일부 식품을 빼놓고 매일 식탁에 농약을 올려놓고 있지 않은가’하고 수록한 것이다. 중학교 사회1에서는 감귤을 2년에 한번 수확하는 것으로, 고등학교 경제에서는 농업협동조합을 정부가 설립한 것으로 설명하는 등 상식적인 농업지식까지 잘못 기술돼 있다고 한다.

교과 단원을 설명하는 과정도 그렇다.‘시골 사람은 어리숙하다(중학교 사회3)’, ‘초코우유를 사러 십리 길을 걸어가야 한다(중학교 도덕1)’는 등 농업·농촌은 물론 농민의 자존심과 이미지까지도 크게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고등학교 사회·문화 137쪽에는 ‘농촌에서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성들이 배우자를 만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일단 도시로 이동한 농촌 출신 여성들은 농촌의 배우자를 선택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 설명해 마치 농촌 출신 여성만이 농촌 남성과 결혼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게다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은 물론 케케묵었거나 설명이 잘못된 사진과 보통 5∼6년 전의 통계를 인용한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교과서 개정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잘못된 내용을 고쳐 나갈 수 있는 교과서 검토기구가 설치돼야 한다고 본다.이를 위해 각종 교과서의 농업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왜곡·과장된 내용의 수정은 물론 오류점을 계속 찾아내야 할 것이다.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은 교과서 집필진 선정이다. 앞으로 농업·농촌관련 교과서 집필진은 농업계의 전문인으로 구성해야 한다. 한국의 전체 농촌생활이 마치 미개국의 오지처럼 설명되고 부정적인 내용으로 꾸며진채 학생들에게 계속 전달된다면 농업·농촌에 대한 올바른 이미지 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노릇이다.

이번에 지적된 시대에 뒤쳐지거나 잘못된 사진, 통계자료 등은 교육당국이 즉시 수정하여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배포, 일선 교사들로 하여금 학생들에게 재교육시켜야 할 시급한 일이다. 교육당국의 개선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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