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혁갈등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상호 배타적 고정 관념이다. JP(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이 점을 인식하고 있는 보수주의자로 안다. 그에게 확실한 것은 건전한 보수관을 지녔다는 사실이다.
김대중공동(DJP)정부에서도 대북관계만은 비교적 건강한 비판을 제기해왔다. 지금은 8·15 평양축전의 일부 방북단 돌출행각의 책임을 물어 야당이 제기한 임동원 통일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에 우당인 민주당과 아직까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해임건의안은 이만섭 국회의장이 국회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혀 당연한 것이지만 표 대결이 불가피 해졌다. JP역시 문책을 말했던 사람이다. 자민련은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그같은 생각이 민주당의 반대 공작에도 불구하고 막상 표결로 나타날 것인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중요의안의 처리를 앞두고 왜 굳이 청와대 관계자의 전송을 받으며 일본에 갔는지도 의아스럽다. 이완구 자민련 원내총무에게 “알아서 소신껏 처리하라”고 말했다는 것도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JP는 그간 DJP공조에서 때때로 상당한 몽니를 부리곤 하였다. 지난해 4·13총선땐 공동정부 파기선언을 해놓고 다시 회복했다. 최근에는 자신에게 상의가 없었던 오장섭 전 건교부장관의 문책설, DJ의 여야총재회담 제의를 두고 일방적 공조는 공조가 아니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DJP회담을 유보적으로 미루기도 했다. 심지어는 한나라당과의 공조설도 내비쳤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몸값 올리기라는 정가의 관측은 동의할만 하다. 또 이런 것이 국민들 눈에 좋든 밉든 어떻게 비추든지간에 그의 책임에 속하는 정치적 자유다. 그러나 이번의 임동원 통일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는 다르다. 만약 대북관계까지 몸값 올리기 술수로 삼는다면 그는 권력지향을 위해서는 평생의 신념까지 헌신짝 버리듯이 하는 기회주의자로 낙인 찍힌다. JP가 말을 바꾸자면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얼마든지 정치적 둔사를 구사할 수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은 알 것은 다 안다. 자칭 보수원조라고 하였다. 진정 그같은 면모를 보일 것인지, 아니면 불행한 낙인을 자초할 것인지를 두고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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