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민들이 국방부의 처사에 크게 성을 내고 있다.지난 35년간 탱크 및 전차 등의 야포사격장으로 사용되온 양평군 옥천면 신애리 종합훈련사격장에 따른 불편을 감수해온 주민들이 최근 국방부가 이 사격장을 핑게로 인근 대학설립을 반대하고 나서자 발끈하고 있는 것이다.
70년대 군사정권 당시의 안보논리를 앞세워 야포사격장이 들어선 뒤 양평의 심장부인용문산 줄기에 줄곧 포탄을 쏘아댄 국방부는 최근의 남북관계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대학유치를 반대할 명분이 부족하기 이를데 없다 것이 주민들의 지적이다.
군도 최초 군유지 171ha를 국방부 종합훈련사격장으로 무상대부를 내준 뒤 5년마다 꾸준히 대부기간을 연장해 주다 지난 97년 주민들의 반대투쟁으로 대부기간 연장을 불허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군의 행정을 무시한 채 훈련장을 불법 점유, 지금까지 사격훈련을 지속해 왔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방부는 최근 군민의 숙원사업인 인근 염광전문대학 유치에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대학이 들어설 경우, 화성군 매향리 사격장 등의 선례가 보여주듯 사격장 소음을 이슈로 학생들이 사격장 이전투쟁에 나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지 않겠느냐’는논리다.
한마디로 국방부 자신들만이 생각하는 이기적인 기득권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격당시의 소음측정 결과, 대학부지내 등가소음도(평균치)가 적정기준인 70dB에 못미치는 36∼51dB로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적어도 군사시설과 대학이 공존할 수 있다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될 수 있다.
군민과 각 사회단체는 지난 8일 본격적인 실력행사를 선언했고 오는 19일 비상총회와 함께 가두시위 등 사격장 이전을 위한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군사시설에 대한 암묵적인 경외감으로 관대했던 순박한 농민들을 국방부가 거리로 내몰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양평=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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