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쇼크 최소화 나서자

미국에 대한 테러 충격파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의 혼돈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가하고, 테러조직과 배후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한반도 주변정세나 국가안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신속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참사의 여파로 미국 증시를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지고 국제원유 값이 급등하고 있다. 우선 국내 금융시장이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아 엊그제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대폭인 12.0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미 침체에 빠진 미국 시장은 테러 충격으로 소비가 더욱 위축될 조짐마저 보인다. 금융시장의 불안과 원유가격 상승은 수출을 위축시켜 한국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올 4·4분기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기초로 수립된 우리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국내 경제가 지나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충격완화 방안을 강구하고 기업들도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길어질 것에 대비한 외환수급대책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이 국력을 총동원해 테러범을 색출하고 그 조직과 배후세력에 대해서 군사적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보복 목표가 중동쪽을 향해 긴장상태가 길어진다면 우리 경제는 IMF관리체제 때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테러사태는 남북관계가 북미관계 개선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규정해 놓고 있는 미국이 지나친 강경책을 쓸 경우 남북관계도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로 인해 일어날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대한 대응과 안보대책도 미리 세워야 할 것이다. 상상할 수 없는 미국의 테러참사를 보면서 우리는 여러 상황을 상정한 사전 대비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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