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스토리를 담은 영화는 꽤 많다.‘ 파이널 디시전 ’은 아랍계 테러리스트가 독가스를 가득 실은 비행기를 납치, 워싱턴 백악관으로 가미카제처럼 돌진하는 내용이다.물론 특공대원들의 용감무쌍한 전술로 테러를 저지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비상계엄’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아랍 테러리스트들의 자살테러 스토리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맨해튼에 군대가 주둔한다. ‘터뷸런스’는 연쇄살인범이 기상악화를 이용, 민간 비행기를 납치해 미국의 주요기관을 향해 돌진한다. 테러범들은 어떤 요구도, 협상도 시도하지 않는다. ‘무단경고’는 1993년 세계무역센터(WTC)에서 발생했던 폭탄테러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에어 포스 원’은 배우 해리슨 포트가 대통령으로 분하여 대통령전용기에서 테러리스트들과 싸운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 출신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을 모두 물리친다. ‘피스 메이커’는 UN 빌딩을 폭파하기 위해 폭탄배낭을 메고 돌진하는 보스니아 테러리스트가 나온다. ‘다이하드, 시리즈는 미국내 주요 건물을 날려버리려는 테러리스트를 격퇴한다. 영화는 아니지만 미국 작가 톰 클랜시의 소설 ‘ 적과 동지(Debt of Honor)’는 테러리스트가 보잉 747을 몰고 의사당에 돌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 영화들은 지난 11일 오전 9시(현지시간)를 전후하여 미국에서 발생한 민간항공기 충돌 테러사건과 비슷하다. 아니 테러범들이 이들 영화를 보고 종합 시나리오를 작성, 실전에 투입한 것 같다. 돈벌이를 위해 제작했던 할리우드 영화들이 이번 테러범들의 작전 교과서가 된 셈이다. ‘무단경고’처럼 이번 테러사건을 미국인들은 또 영화로 만들 것 같다. 미국의 심장부 뉴욕과 워싱턴이 무참히 폭파당했지만 보복공격을 감행, 테러범들과 그들 국가를 응징한다는 통쾌(?)한 내용일 게 분명하다. 제3의 시나리오에는 강력한 미국에 도전하면 그 어떤 세력도 멸망한다는 메시지를 담을 것이다.
인류 최초의 테러리스트는 ‘카인’이라고 한다. 하느님이 동생 ‘아벨’의 제물을 선택하자 이를 시기한 형 카인이 아벨을 돌로 쳐죽인 것을 기록한 구약성서의 ‘창세기’제4장에서 비롯됐다. 테러는 살인행위다.동기와 목적이 어떠하든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미국에 의해 자행될 군사보복이 두려워진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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