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호 특집/통일의 첫 관문 ’경의선’

남북장관급 회담이 개최되면서 경의선 북측 구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복원공사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번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양측은 다양하게 제기된 안건중 무엇보다도 경의선 복원만큼은 이번에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통일촌이 내려다 보이는 민통선 지역내 남측 경원선 복원구간은 누렇게익은 벼이삭의 황금물결만큼이나 황토먼지를 일으키며 연일 굉음속에 반세기를 잇는 남측의 막바지공사가 한창이다.

도로 공사현장의 군 장병들과 레일을 까는 인부들의 빠른 손놀림에서는 어느덧 개통이후의 기대감이 배여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18일 민통선 내의 원시림을 뚫고 경의선 철도 및 도로연결 사업이 시작된지 1년여 만에 지뢰제거에 이은 노반공사에 연인원 13만 5천명, 15톤 덤프트럭 20만대 분량의 각종 장비와 인원이 투입되면서 철책 이남지역 철도와 도로는 그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다.

극심한 가뭄과 찜통 더위속에서도 장병들이 쉬지 않고 다져놓은 노반위에 지난 8월초부터 철도청 직원들이 하루 100m씩 침목을 놓기 시작, 현재는 철책선까지 500∼600m만을 남겨놓고 있다.

개통을 불과 10여일 남겨 놓은 경의선 복원공사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남측구간만 완공을 하게되는 아쉬움은 남지만 현재 민통선내 철도·도로노반 공사현장장은 육군 야전공병소속 2천500여명과 굴착기, 도우저 등 400여대의 장비가 투입돼 주변 정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육군건설단이 책임지고 있는 민통선지역내 3.3㎞ 도로노반공사와 2.7㎞ 철도노반공사는 지난 7월말 완료됐으며 레일깔기와 도로포장 등 전문적인 작업은 철도청과 국토관리청에 인계해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도라산 역사 및 정거장 부지 조성공사가 본격화되면서 공사현장은 더욱 활기찬 모습이다.

경의선 개통시 남북이 처음으로 맞닿는 민통선내 도라산역.

지상 1층, 지상2층 규모의 도라산역은 1개월 전만해도 철골구조형태에 뼈대만을 갖추고 있었으나 현재는 도라산 역사 및 정거장 부지조성공사에 85%의 공정률을 보여 오는 10월 중순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로공사도 전방지역의 경우, 공덕교, 군량교, 백영교, 석포천교 등 4개의 교량공사를 마치고 구간별 아스콘 포장을 하고 있다.

또 도로와 연결되는 농로, 군전술도로 공사 등도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임진강 교량보·보강공사도 끝나 오는 9월말 문산∼ 도라산역간의 개통만을 기다리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방 곳곳에 산재해 있는 지뢰를 어떻게 안전하게 제거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며 “이를 위해 국내·외 지뢰제거 사례연구와 철저한 현지 지형분석, 6단계 지뢰제거 방법 자체개발 적용, Rhino,Mine Breaker,MK-4 등의 신형 지뢰제거 장비 긴급 도입 운용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장병들이 극심한 가뭄과 36도가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에서도 한시도쉬지 않고 흘린 땀방울이야말로 한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앞당기는 귀중한 밑거름으로 역사에 기록 될 것”이라며 군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북측구간 진행상황

6.15남북공동선언이후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하기로한 경의선 복원공사가 남북한의 대화의 소강상태와 북한의 관심부족으로 지난 4월이후 별다른 공사진척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당초 연내 예정이었던 남북한 경의선 개통은 차질을 빚고 있으며 남측구간개통만 눈앞에 두게됐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중국고위층의 북한 방문 등에 이어 남북장관급 회담이 재개되면서 머지않아 경의선 북측공사도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디.

◇지역주민 반응

역사적인 경의선 남측구간 복원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충만하고 있다.

지난 1·4후퇴때 황해도에서 피난와 문산읍 마정리에서 50여년간을 살아온 김일순할머니(74)는 “고향에는 친인척들과 형제들이 있어 죽기전에 만나 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기찻길이 하루빨리 열려 이산가족들의 소원이 이룩될 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김모씨(47·파주시 파주읍 부곡리)는 “경의선 복원이 우선 남측만 이뤄져 아쉬움이 남지만 북측에서 머지 않아 공사를 재개해 경의선 남북연결이 1∼2년안에 성사될 것으로 본다”며 “기업을 운영하는 측면에서 인건비가 너무 비싸 경의선 개통과 함께 개성공단에서 북측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해 기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워진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진경과

▲2000.9.18: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사업 기공식

▲ 9.19: 지뢰제거 작전 개시

▲ 10.20: 노반공사개시

▲ 11. 4: 철책 이남지역 지뢰제거 작전 종료

▲ 12.15: 동절기로 인해 노반공사 중단

▲2001.3. 5: 노반공사 재개

▲ 7.31:철도·도로노반 인계(철도청,국토관리청)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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