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오산시 공무원의 '학수고대'

학처럼 목을 길께 빼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학수고대(鶴首苦待)라는 말이 있다. 일각이 여삼추인 오산시 공무원들의 요즘 심경에 이처럼 적합한 용어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89년 시승격 이래 인구 10만을 넘어서면서 행정자치부로 부터 기구·정원 확장승인을 받았음에도 불구, 시의회에 상정한 ‘행정기구설치 조례개정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1국(서기관), 3과(사무관), 6담당(6급), 34명(7·8급) 등 모두 44명이 한단계씩 줄줄이 수직승진 하는 시 개청후 최대의 승진인사가 눈앞에서 찬물이 기얹져진 것이다. 시는 기구·정원 확장에 따른 조직개편을 위해 지난달 25,26일 양일간 열린 제87회 임시회에 4개 부서에서 제출한 5개항의 조례안을 부의안건으로 상정했다.

시의회는 그러나 3개부서의 조례안은 가결한데 반해 총무과 소관의 ‘행정기구설치조례개정조례안’과 ‘지방공무원정원조례중 개정조례안’등 2개 안건은 부결했다.

집행부가 올린 조직개편안에 기존 농림과내 축정담당(계)를 폐지하고 농업지원담당으로 흡수시킨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되물린 것이다.

이에 안건이 부결되기 무섭게 오산시공무원직장협의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여론광장)는 시의회와 시의원들이 싸잡아 비난하는 수십여건의 메일이 매일같이 빗발치고 있다.

임시회 개회에 앞서 축산관계자들이 시의 축정담당 폐지안에 불만을 갖고 몇몇 시의원들에게 이같은 상황을 토로, 시의원들이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집행부는 현재 축정담당(계장)이 최근 명퇴한데다 축정직 공무원이 1명에 불과하고 축산농가도 80여가구에 그쳐 조직의 효율성과 축산행정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 농업지원담당에 흡수시킨 것이라며 차후 표기에 농·축정담당으로 계획하고 있다.

어쨋든 집행부와 시의회가 조례안 부결처리에 따른 냉각기간이나 의견조율 등의 시간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서둘러도 다음 회기는 이달 중순을 넘겨야 할 것이다.

노심초사하며 목을 빼고 기다리는 수십여명의 승진대상 공무원들이 하루라도 맘 편히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집행부와 시의회는 명분없는 신경전을 피해야 한다./조윤장 제2사회부 오산 yi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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