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수원을 찾은 뮤지컬 ‘난센스’는 많은 웃음을 주며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난센스는 1991년 국내 초연이래 최다공연(4천여회), 최대관객(135만여명)이라는 타이틀과 기라성 같은 100여명의 뮤지컬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이다.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 올려진 이 작품은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수녀들이 식중독으로 죽자 이들의 장례식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5명의 수녀들이 자선공연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이번 공연에는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등 유명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끼를 맘껏 발휘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재정이 어려운 한국연극협회 기금마련을 위해 기획된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뮤지컬의 묘미를 한껏 살린 완성도 높은 작품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을 기획한 ‘공연과 사람들’ 관계자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미 서울에서 전석매진이란 보증수표를 받은 작품이지만 수원 공연은 큰 적자만을 남겼기 때문이다.
포스터 1만5천장, 30여개의 플래카드를 새벽시간에 붙이며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지만 1천850여석의 대공연장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4회 공연에 고작 2천여명. 평균 500여명이 관람했으며, 유료관객은 절반인 1천여명에 불과했다. 7천여만원의 작품비와 홍보비 및 인건비 등을 합하면 공연수입으로 적자를 모면하기는 쉽지 않다.
지역에서 수준높은 연극과 뮤지컬을 접한다는 것은 흔치 않다. 기획사마다 흥행을 보증받은 연예인들을 섭외하는 것도 재정적자를 만회하려는 자구책이다.
상업성을 목적으로 하는 기획사지만 이들 대부분의 대표가 연극과 클래식 등을 전공한 사람이고 보면 예술성을 지닌 작품을 올리고 싶어하는 이유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침체된 공연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공연후 메워야 하는 적자뿐이다.
지역문화예술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의 기획과 관람객들의 참여, 지자체 및 문화재단 등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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