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엔젤 아이즈

성큼 다가온 추위로 가슴이 움츠러드는 요즘, 진지한 멜로 영화 한 편이 관객들의 시린 가슴을 달래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개봉되는 ‘엔젤 아이즈’.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못하는 두 남녀가 운명처럼 만나 서로 상처를 보듬어주며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유명 남성 잡지 ‘FHM’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 연예인’으로 2년 연속 뽑힌 가수이자 배우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을 맡았다. ‘더 셀’ ‘웨딩플래너’등에서 주로 섹시한 이미지로 승부를 걸었던 그녀가 이번엔 거친 범죄자들을 가뿐히 제압하는 터프한 여경으로 나와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영화는 시카고의 여자 경찰관인 샤론(제니퍼 로페즈)이 교통사고를 당한 ‘누군가’의 의식을 되살리려고 애쓰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그로부터 1년 뒤. 샤론은 용의자를 쫓던 중 범인에게 살해당할 위기에 놓이는데 이 때 항상 그녀 옆을 떠돌던 정체 모를 남자 ‘캐치’가 나타나 샤론의 목숨을 구한다.

어릴 적 어머니에게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를 경찰에 고발한 전력때문에 가족들의 외면 속에 혼자 살던 샤론, 자동차 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은 뒤 충격으로 자신의 실제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낡은 아파트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던 캐치.

두 사람은 이를 계기로 사랑에 빠지고 서로 위로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얼마 뒤 샤론은 가끔 이상행동을 보이던 캐치가 1년전 자신이 조사했던 교통사고의 당사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병속에 담긴 편지’의 루이스 만도키 감독은 큰 특색없는 줄거리를 가지고도 멜로와 스릴러를 적당히 섞어놓으며 솜씨좋게 요리해냈다. 캐치의 과거를 알게된 샤론은 상처를 치료하려하지만 그녀의 성급한 시도는 오히려 상처를 덧나게 하고, 둘 사이는 멀어진다. 영화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또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을 찬찬히, 설득력있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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