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위한 행정사무감사인가?

“제 시간에 퇴근해 본 것이 언제 줄 모르겠어요. 나만의 시간 한번 가져 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하남시의회에서 요구한 2001년 시 행정사무감사 자료준비에 열중인 한 직원의 하소연이다.

전일근무일인 토요일 밤 7시를 훨씬 넘긴 시간인데도 불구, 하남시청 대부분의 실·과 사무실은 대낮처럼 환했다.

요즘 하남시 공무원들은 중복된 감사자료 준비로 심신이 파김치다.

지난 9월 중순 경기도 정기감사에 이어 감사원 감사 등 최근 4개월간 감사기관들마다 중복되는 방대한 자료제출 요구에 시 고유업무와 대민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특히 올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는 그 요구자료만도 예년에 비해 실·과별로 25∼30건이 많다는 것이 직원들의 이야기다.

한 직원은 “시의회가 요구한 자료에는 2∼3년전의 쾌쾌묵은 잡다한 사안과 직원들의 개인신상의 침해 우려가 있는 사안도 더러 있다”며 “이는 의원님(?)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민원사업, 이권챙기기, 치적쌓기, 흠집내기 등이 총망라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최근 수개월동안 상급 수감기관이 잇따라 요구한 자료들과 중복된 사안이 대부분이고 요구자료들 조차 핵심보다 전체적인 현황파악을 위한 자료들로 가득차 도대체 무슨 의도의 자료인지 모르고 자료준비를 하고 있다”고 털어났다.

물론 이런 불만이 옳바른 자세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감사들이 과연 주민들을 위한 것인지는 묻지않을 수 없다.

고생한 공무원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감사가 되길 기대해 본다./하남=강영호기자 kangy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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