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16강 봤다’

한국축구 대표팀이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D조 전초전에서 ‘16강 진출의 제물’ 미국을 제압, 자신감을 얻게 됐다.

한국은 9일 서귀포월드컵구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FIFA 랭킹 20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전반전 20분에 터진 유상철의 천금같은 헤딩골을 끝까지 잘지켜 1대0으로 신승,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한조에 편성된 미국을 누름에 따라 심리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황선홍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인천 부평고 동기생인 이천수와 최태욱을 좌·우날개로 배치한 한국은 공격력에 무게중심을 둔 3-4-3의 전술로 전통적인 4-4-2 시스템의 미국과 맞섰다.

한국은 전반 미드필드에서의 세밀함이 떨어지는 미국을 중원부터 압박하며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미국의 공격력을 무디게 하는 데 성공한 한국은 수비라인에서 부터 공격진으로 연결되는 직선 패스와 이천수, 최태욱을 이용한 측면공격이 효과를 거두며 미국 진영을 위협했다.

2∼3차례의 날카로운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전반 20분 유상철의 절묘한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천수의 오른쪽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유상철이 미국 선수에 앞서 헤딩으로 방향을 바꾼것이 크로스바와 왼쪽 골대를 맞고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가 4만2천여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후 과감한 돌파로 미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한국은 전반 종반무렵 두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골키퍼 김병지의 선방으로 1대0으로 앞선 가운데 후반을 맞이했다.

그러나 후반들어 한국은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공격의 주도권을 미국에 배앗겼다.

전반 내내 완고함을 보여줬던 수비가 후반들어 흔들리기 시작한 한국은 후반 34분 제프 아구스에게 골대를 맞고 튕기는 중거리슛을 허용한 데 이어, 1분뒤에는 수비가 1:1 싸움에서 밀리며 커닝햄에게 위력적인 헤딩슛을 내주는 등 전반전과는 대조적인 경기로 불안함을 보였다.

줄곧 수세에 몰리던 한국도 후반 47분께 최태욱이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맞았지만 어이없게 무산시켜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황선학·정민수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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