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같은 나무…곧게 자라다오"

“나무도 자식키우는 것과 똑 같습니다. 정성을 쏟을 때만 제 모양을 갖추고 곱게 자랍니다”

하남시 나무고아원의 산림꾼 김광섭씨(48·시 6급 임업팀장)의 나무예찬론이다.

강원도 원주골 촌놈(?)인 김 팀장이 나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70년 강원대 임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그 옛날 천연 산림으로 우거졌던 고향 산천이 일제시대와 6·25사변을 겪으면서 잡목만 들어찬 ‘벌거숭이(禿山)’로 그의 어린 기억속에서 뼈저리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김팀장은 시청은 물론, 주민들 사이에 ‘가위아저씨’와 ’나무박사’로 통한다.

지난 77년 고향 원주시에서 첫 공직생활을 나무와 함께 해오다 지난 89년 하남시 개청과 동시에 전입해 오면서 그의 전공과 톡특한 나무사랑법은 예외없이 튀었다.

요즘 시 공문서 어디에나 따라붙는 수식어 ‘생태환경도시’와 환경도시 산물인 ‘나무고아원’, 학교운동장 공원화(Green School), 시청사 담장철거 등이 모두 그의 손과 머리에서 나온 작품들이다.

나무고아원이 조성될 수 있었던 것은 김 팀장이 지난 4월부터 도로와 건물 등 각종 공사 등으로 갈 곳이 없는 나무들을 무료로 기증받아 정성스레 치료해 한강변에 옮겨 심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 이곳엔 20여종 7천여그루가 인공 숲으로 조성돼 철새 도래지는 물론, 토끼 오리 오골계 등이 함께 노니는 수도권 생태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김 팀장은 “하남시 산하가 모두 내 자식같다”며 “도시인들이 맑은 공기를 마음놓고 마실 수 있도록 도심 한폭판에 ‘나무공원’을 제대로 한번 만들어 보는 곳이 소원”이라고 말했다./하남=강영호기자 kangy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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