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은 국운융성의 분수령

다사다난했던 2001년이 저물고 2002년 임오년 새해를 맞이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국가적으로 숱한 시련을 겪은 ‘고난의 한해’였다.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기쁨과 영광을 국민에게 안겨줬던 2000년과는 다르게 국내외적으로 시련과 고통이 잇따랐다.

밖으로는 조지 W 부시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남북 및 북미관계 악화, 기대됐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무산,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과 한·일관계 경색, 9·11 미국 테러참사 등 여의치 않고 달갑지 않은 외부환경에 시달려야만 했다.

안으로는 IMF를 졸업했다고는 하지만 계속되는 경제불황과 물고 물리는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 그리고 연중 ‘개점휴업’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국회, 그토록 장담했으나 원활치 못한 대북문제, 각종 게이트에 연루된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비리가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분노케 하였다.

본란이 새해 벽두에 어두웠던 지난 한해의 고통을 재언급하는 이유는 비록 2001년은 지나갔지만, 수많은 난제들을 새해가 고스란히 넘겨 받았기 때문이다. 해결된 것은 별로 없고 오히려 지금 우리에겐 풀어야할 과제들만 산적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실의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국운융성의 분수령이 될 국가적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할 막중한 책무를 짊어지고 가야 한다.

2002년도의 우리 모두의 과제는 위기에 처한 경제를 회생시키는 가운데 6월13일과 12월 19일에 각각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참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일이다.

이 양대선거는 21세기 한국정치의 흐름을 좌우하고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새 천년의 국운이 걸린 선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6대 대선은 21세기 첫 대통령선거라는 의미 외에도 경제위기 극복과 국가적 도약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창출과 망국적 지역감정 해소라는 측면에서 정치·사회적으로 큰 획을 긋는 국민적 축제로 승화시키는 기폭제가 돼야 할 것이다.

우리 헌정사도 이제 반세기를 넘어선 만큼 그동안의 온갖 정치적 적폐들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모든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국력배양과 나라 발전에 매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 또한 대선 못지 않게 중대하므로 완벽히 치러져야 한다. 대선에 앞서 치러질 지방선거는 2기 지방자치의 잘 잘못을 점검하고 3기 지자제의 성공적 정착 기틀을 다지게 될 축제이어야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과 함께 나라의 진운이 걸려 있는 중요한 정치행사로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양대선거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나라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을 고르는 ‘현명한 선택’의 장(場)이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사사로운 인연이나 금품에 현혹되지 말고 참된 주권을 행사하는 민주의식에 투철해야할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양대선거와 관련, 물밑에선 이미 예비 후보들간의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또 8월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까지 예정돼 있다. 이러한 ‘선거열풍’속에서 각종 이해집단간 갈등과 이기주의의 충돌과 마찰 등으로 잘못하면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 축구대회와 부산 아시안게임에 소홀해질 우려가 매우 크므로 이에 유념하면서 스포츠 제전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특히 월드컵 경기가 개최되는 경기도와 인천시는 21세기 최초로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2002 월드컵 축구대회를 ‘문화월드컵’으로 치르기 위하여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은 월드컵을 국가간의 축구경기 차원을 넘어 선진 문화국가로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는 것은 물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비록 지난해는 온갖 고난과 역경이 겹친 험난한 한해였지만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새해를 맞이하였다.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거울 삼는 지혜와 시련을 극복한 저력을 한데 결집한다면 다시는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나라의 중추인 경기도와 인천시가 남북을 연결하는 경의선 복원개통을 비롯, 개성공단 조성사업과 인천국제공항, 그리고 인천항· 평택항 개발 등 각종 국가적인 사업을 성공리에 추진할 때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원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맞이한 새해엔 지난 날의 상처들이 말끔히 치유되고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갖는 한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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