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 먹어야 하나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할 지 음식 사먹기가 겁난다. 중국산 냉동낙지를 녹여서 생낙지로 속여 팔거나, 상어를 고급 참치로 둔갑시킨 일들로 소비자들의 불쾌한 기억이 생생한데 이번엔 경인지역 유명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 호텔 음식점에서 반드시 가열 조리해 먹어야 하는 수입 냉동수산물로 생선회, 생선초밥 등을 만들어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지난 3∼12일 실시한 위생점검에서 수입 냉동수산물을 날음식으로 판매하다 적발된 업소는 모두 21개소다. 이들 업소는 세상에 잘 알려진 굵직굵직한 유명 백화점 및 대형 할인점의 음식점과 호텔·웨딩홀의 상설 뷔페식당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튀김 구이용만으로 써야 할 수입 냉동 다금바리·북방조개·청도미·농어 등을 녹인 후 생선초밥을 만들어 팔거나 횟감으로 팔았다. 소비자를 기만한 사기행위를 벌인 것이다.

소비자들을 이렇게 우롱할 수가 있는가. 동네 구멍가게나 전통적 재래시장에서도 상도의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백화점 등의 유명업소에서 이런 사기수법을 쓴 데 대해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업체를 찾는 이유는 믿을 수 있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신뢰감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그런 심리를 역이용해 속임수를 썼으니 악랄한 배신행위가 아닐 수 없다.

설사 적발된 음식점들이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업체의 직영점이 아닐 경우 백화점 등 측에선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호텔이나 백화점 음식점을 찾는 것은 그 호텔과 백화점 등의 명성과 그에 따른 공신력을 믿기 때문이므로 전혀 책임이 없다 할 수는 없다.

꼭 익혀 먹어야 할 냉동 수산물을 멀쩡한 횟감으로 속여 파는 것은 일종의 부정식품 판매행위로 다중을 겨냥한 간접 살인행위와 같다. 그런 식품을 섭취하게 되면 세균 감염 등으로 질병을 일으키거나 식중독으로 건강을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기수법은 경인지역 음식점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식약청은 위생점검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 이같은 악덕업자들을 모조리 색출해 내야 한다. 관계당국도 처벌법규를 강화해 부정식품이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중하게 다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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