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성원받는 ‘특검’

차정일 특별검사팀의 이용호게이트 수사가 실체적 진실규명에 접근하면서 국민적 성원의 열기가 높다. 몸통 인물로 드러난 이형택씨 윗선이 있는지는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이희호씨의 후광을 업고 종횡무진으로 저지른 김대중 대통령 처조카의 비리행각, 그러면서도 엄호됐던 이의 성역이 깨진 것은 특검팀의 완전 개가다. 보물선사업 및 주가조작 혐의 뿐만이 아니다. 조흥캐피탈 인수청탁, 땅등기 변조, 산업은행 CB인수와 관련한 한빛은행 보증개입 의혹 등 비리는 손오공 여의봉 휘두르듯 실로 무소불위 였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국정원 국방부 금융권 등을 떡 주무르듯 전방위로 접촉한 곳마다 만신창이가 됐다. 일개 예보공 전무였던 그의 이 엄청난 권력형 비리의 과분한 힘의 출처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신한은행 대여금고에서 각종 장부와 예금통장 등을 사과상자 한 개분량 압수한 특검팀은 자금세탁등 의혹으로 미루어 다른 곳에 분산 은닉했을 관련 서류의 압수수색에 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신승남 전 검찰총장 동생 승환씨 남매와 관련해 불거진 안정남 전 국세청장 세금감면 청탁사건의 검찰수사가 불가피해진 것은 가외의 큰 수확이다. 특검수사의 개가를 검찰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다행이다. 이명재 검찰총장은 “특검도 좋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서도 특검 지지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같은 검찰 분위기가 법무부장관의 돌연한 경질로 인해 가라앉지 않길 바라는 것은 검찰의 수사능력이 결코 특검에 미치지 않는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검찰수사가 무력했던 것은 무능해서가 아니라 얼마나 외풍이 심했으며, 소신없는 일부 간부들이 미리 알아 처신하는 출세지향의 눈치놀음 때문이었음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번 특검의 성공은 검찰의 자체 개혁에 시사하는 의미가 무척 크다. 외부에 죽도록 이용당하고도 결국은 욕얻어 먹는 검찰의 잘못된 전철을 이제 단호히 거부하는 자긍심을 검찰 스스로가 확립할 때 비로소 특검같은 국민의 뜨거운 신뢰를 회복한다.

차정일 특별검사와 김원중, 이상수 특별검사보를 중심한 이용호게이트 특검팀은 실체적 진실 규명에 그야말로 헌신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예컨대 월급을 몽땅 50여명의 직원들 수사비로 털어넣는 희생적 의욕이 국민의 응어리진 마음을 속시원히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무엇 한 가지 기대하기 어려운 암울한 현실에서 오로지 특검팀의 통쾌한 수사진전 하나 하나에 힘을 얻고 있다. 오는 8일로 1차 수사기간이 끝나므로 30일간 한차례 연장 여부를 5일 결정하게 된다. 당연히 연장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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