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31, 시민의식을 갖자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불과 31일 앞두고 있다. 남은 한달동안은 최종 점검 기간이다. 그 동안의 준비에 비해 성과가 어떤가를 생각해 본다. 역시 미흡하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는 결국 시민의식의 결집으로 직결된다. 경기장은 물론이고 교통질서, 각종행사, 손님맞이, 안전대책 등 이밖의 제반 분야에 시민의식이 수반되지 않고는 성공을 기하기가 어렵다. 일찍이 1986년 아시안게임을 치렀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렀다. 그런데도 시민의식은 14∼16년 전에 비해 오히려 퇴조된 감을 갖는다. 예컨대 길 거리마다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는 과연 올림픽을 치른 시민 수준인가를 의심케 한다. 무질서와 불친절은 과연 월드컵을 앞둔 지역사회인가를 회의케 한다.

일본은 월드컵 준비를 민간사회가 앞장서고 관은 지원하는데 그쳤다. 결과는 지극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는 월드컵 준비를 사실상 관이 앞장서왔다. 그럼에도 미흡한 것은 시민의식이 따르지 못한 탓이다. 준비기관에서 아무리 좋은 플랜과 프로젝트를 가져도 이를 받쳐주는 지역사회의 시민의식이 집약되지 않고는 소기의 목적 달성이 어렵다. 기왕이면 일본보다 우리가 더 잘 치르고, 다른 국내 도시보단 수원에서 더 잘 치르고자 하는 역량 결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실천이 어렵지 않은 기초질서에 속하는 일에서부터 출발된다. 또 월드컵 손님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 때만 잘하자는 것이 아니다. 월드컵 같은 세계적 이벤트를 계기로 생활질서의 질을 높여 후대에 물려줄 좋은 생활문화를 이 기회에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의식 발현에 준비만 있고 성과가 별로라면 그것은 순전히 우리 시민의 책임이다.

질서, 청결, 친절 등 시민운동 3대 추진의 덕목만 해도 그렇다. 과연 잘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을는지, 정작 주변을 돌아보면 부끄럽다. 택시 등을 비롯한 접객업소나 외지인에 대한 길 일러주기 등 시민 안내는 여전히 불친절하고, 교통질서의 난폭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경기장내 난동행위도 여전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시민의식은 시민들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 시민의식을 발현하는 아름다운 노력 갖기를 호소하고자 한다. 남이 안하니까 나도 안한다는 소극적인 생각보다는 남은 안해도 나는 한다는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꽃피울 때, 월드컵 또한 성공의 꽃을 활짝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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