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무분별한 난개발로 자연생태계의 파괴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푸르름을 찾아가고 있는 곳이 있다.
이곳은 지난해 나무시위와 시민들의 땅한평사기 운동 전개 등을 통해 보전이 결정된 대지산.
대지산은 지난해 5월15일 많은 주민들의 참여와 사회적인 관심속에 진행됐던 ‘나무위 시위’가 ‘대지산 보전’이라는 소중한 성과를 이루어 냈으며 건교부와 토지공사와의 합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죽전지역 주민과 환경정의시민연대가 대지산을 시민참여형 자연공원으로 만드는데 합의했다.
대지산 살리기운동으로 인해 대지산 보전결정이 내려진지 1년뒤의 대지산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6일 오전 11시 용인시 수지읍 죽전리 산내들 현대아파트 103동 뒤편 대지산 기슭에는 목련과 벚꽃나무 등 60주가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들 나무는 지난해 5월 환경정의시민연대 간부가 ‘나무위시위’를 벌이며 지켜낸 대지산 8만5천여평의 시민자연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3월31일 환경정의시민연대와 주민, 인근 대지중학교 학생 등이 심은 것이다.
자신이 심은 나무를 찾아온 한 주민은 “아직은 몇그루의 나무지만 이 대지산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자연공원으로 조성돼 삭막한 도시속에서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무마다 시민들의 이름표가 달려 있었으며 이 일대에는 모두 300여그루의 잣나무, 소나무 등이 심어질 계획이다.
대지산 살리기운동은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열매’가 아닌 새로운 생명을 잉태해야 할 ‘씨앗’으로 다가왔다.
대지산살리기운동의 성공은 사회적 성과로 귀결된다.
우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과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의 소위 ‘시민설계’를 추진해 왔다.
지역주민들은 기본설계 단계에서는 설문조사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서 참여했고 실시설계 단계에서는 모니터 활동과 직접 자연공원조성사업까지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대지산살리기운동의 또 다른 핵심적 요소는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이다.
256명의 시민들이 ‘땅한평 사기운동’에 참여해서 대지산 정상의 100평을 시민소유로 만들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김홍철 팀장은 “이제 남은 문제는 관리운영단계로 넘어가서 주민들이 직접 자연공원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시민주도적인 영구보전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대지산살리기운동 등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됐음에도 성복지구처럼 또다른 개발과 파괴의 행위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광교산보전운동의 일환으로 용인지역의 무분별한 택지개발과 도로건설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제기와 직접 행동을 통해 더 이상의 파괴와 훼손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지역이 난개발로 인해 푸르른 산이 깎여나가고 있지만 대지산은 시민들의 푸른쉼터로 자리남게 됐다.
환경정의시민연대의 김홍철팀장과의 일문일답.
-대지산 보전결정 이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선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대지산 살리기 운동의 과정 특히 나무위 시위로 대지산 보존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낸 이후에는 난개발의 문제점과 그로인한 피해를 직접 느끼는 주민들이 생활주변의 환경훼손과 개발에 따른 소음, 분진 등 주민피해에 대해 직접 문제제기 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내셔널트러스트 운동 영향은.
▲가장 오래된 광주 무등산 공유화 운동 등 국내에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직접 땅을 매입하고 보존하기 위한 운동은 다양하게 있어왔다.
그러나 대지산 땅한평 사기 운동은 정부 주도의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시민·환경단체의 운동으로서 국내에서는 최초의 성공사례다. 땅한평사기 운동의 성공이후 여러 지역단체와 주민들이 주변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적극적 방법으로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민각자의 관심과 참여속에 보존되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역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활성화 돼야 한다.
-미래 환경운동 방향은.
▲한정된 자원인 토지이용과 관리,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환경을 보존하고 가꾸는 것은 가장 고전적인 주제이면서도 영원히 지속해야할 운동과제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운동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역할과 지역공동체활동의 과정으로 진행돼야 한다.
현재의 ‘지키기’위한 운동은 좀더 적극적으로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할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지산 보전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은.
▲2004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자연공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공원설계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의견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으며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 죽전지역의 주민대표, 환경정의시민연대, 토지공사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진행과정을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다. 대지산은 작지만 난개발의 과정에서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낸 소중한 산이다. 대지산 자연공원은 지역주민들의 휴식공간 겸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자연학습장으로 활용될 것이며 다음세대를 위하여 영원히 보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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