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3김 끼기’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빗댄 ‘김소중’ ‘노대중’의 부산지역 반노무현 정서에 대한 캠프측 우려는 그의 표리가 얼마나 다른가를 말해준다. 결국 실패로 돌아간 YS연대 시도 역시 그의 사조직에서까지 반개혁성으로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노 후보측 일각이 제기하는 DJ 밟고 넘어가기가 수순인 줄은 알면서도 막상 본인은 세아들 문제에 낀 DJ를

어정쩡하게 대해 나가는 위장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정치적으로 물과 기름처럼 극대극인 JP에게까지 적대감을 감추는 유화전략이 모색되는 것으로 전한다.

노 후보에 대한 국민적 검증은 아직도 경제, 사회복지, 대북분야 등에 걸쳐 여러가지로 멀었다. 말 바꾸기가 무상하고 요술적 언어구사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지금까지의 경위로는 기초 검증도 안됐다. 이런 마당에 3김 정치를 부활하려는 구태 행각은 그의 정치 개혁성마저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시들어 가는 3김 정치를 3김 당사자도 아닌 여당 후보가, 그것도 참신성을 내세우는 노무현이 앞장서 3김 망령을 되살리려는 것은 자가당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치적 판단에서가 아닌 오월동주의 야합을 꾀하는 3김 유대 의도는 순전히 지역감정 편승에 있다. 동서화합 또는 지역감정 타파는 지역감정 편승으론 과거의 3김이 그러했던 예와 마찬가지로 불가능하다.

지역감정 타파를 말 하면서 지역감정을 최대한 우려낸 사람들이 바로 3김들인 것이다. 노무현 후보가 신지역감정의 3김 정치에 미련을 갖는 것은 경선기간에 겉보인 개혁의식이 얼마나 허구였는가를 방증한다. 검찰에 기소중지자의 청탁성 사건처리 전화를 하고도 정치인이란 이런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하며, 뉘우칠 줄 모른 그가 ‘나도 현실 정치인’이라고 우긴 것은 사고방식을 의심케하는 생생한 실례다. 3김을 잡으면 지금도 지역 표를 움켜 쥘 수가 있다고 잘못 여긴 사고방식 또한 잘못된 ‘현실 정치인’사고방식에 기인한 것이다.

전과는 달라 국민에게 식상당한 3김이 지역표의 구심이 되는 시대가 지금은 아니다. 시대의 첨단에 서있는 것처럼 해보인 노무현 후보가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는 착각속에 허우적 거리는 것은 그 역시 변화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듣기 좋은 말만 하는 후보치고 국민에게 좋은 말 듣는 것을 볼 수 없었다. 3김의 그늘을 찾는 노무현 후보 역시 어쩔 수 없는 그같은 후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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