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건강

대통령의 건강

淸河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등 전직 대통령은 재임중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발표한 적이 없었다. 비교적 건강했기 때문에 실제로 병원신세를 진 적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된 사항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절대금기 사항이기도 했다. 특히 남북대치 상황에서 대통령은 국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만큼 건강에 대한 일체의 내용은 1급 비밀사항으로 관리돼온 것이다.

전직 대통령 중에는 이승만 대통령때문에 비서실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73세에 취임, 85세에 사직할 때까지 큰 병은 없었지만 크고 작은 노인성 질환을 여러번 앓았다고 한다. 당시 비서실에선 대통령이 건강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대통령이 도끼로 통나무를 자르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적도 있었다.

윤보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취임했기 때문에 건강에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10·26사건이 있던 1979년 연두기자회견을 평소와 달리 앉아서 해 한때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다. 김영삼 대통령도 탁월한 건강체질이어서 큰 문제는 없었으나 IMF 경제위기를 맞은 임기 말에는 자주 피로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3월 31일 왼쪽 다리를 다친 직후와 4월초에 의료진으로부터 일정을 중단하고 쉬라는 건의를 잇따라 받았으나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쉬고 싶어도 못쉰다. 일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 만큼 일을 계속하겠다”며 일정을 강행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김대통령은 지난 4월9일 밤 10시 30분쯤 청와대 인근의 국군서울지구병원에 입원, 며칠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김대통령이 아들들 문제로 인한 심란함을 딛고 예전의 건강을 되찾은 것 같다고 한다. 지난 23일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정상외교에서는 공식 환영식-단독·확대 정상회담-공식만찬 등 오전부터 저녁까지 4단계의 ‘풀코스’를 모두 소화해냈다는 것이다. 대통령 노릇하는 일도 중노동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불상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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