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광풍 ’예측불허’ 조별리그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이변과 경악이 잇따라 연출되고 있다.

지난 5일 32개 출전국들의 첫 경기가 모두 끝나며 “만만한 팀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번 월드컵은 파란의 광풍에 휩쓸려 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달 31일 벌어진 개막전부터 감지돼 월드컵에 첫 출전한 세네갈이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중 하나인 프랑스를 1대0으로 꺾으면서 이변의 속출을 예고했다.

개막 다음날 독일이 한때 아시아 맹주였던 사우디아라비아를 8대0으로 대파하면서 잠잠해질 것 같던 ‘이변풍’은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에서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프랑스와 함께 우승후보 0순위라는 평가를 받았던 아르헨티나는 고전을 펼치다가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결승골로 힘겹게 1승을 얻을 수 있었다.

3일 열린 크로아티아와 멕시코의 경기에서도 지난 프랑스대회에서 3위의 돌풍을 일으켰던 크로아티아가 월드컵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던 멕시코에 0대1로 패했다.

이변의 미풍은 동아시아 3국이 첫 경기를 가진 4일 돌풍으로 변했다.

일본이 강호 벨기에와 2대2로 비겨 월드컵 첫 승점을 올린 뒤 한국이 74년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던 폴란드를 2대0으로 눌러 월드컵 도전 48년만에 1승의 숙원을 풀었다.

이 돌풍은 5일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한국이 속한 D조에서 다른 팀들의 승수 추가 제물로 여겨졌던 미국이 확실한 조 1위 후보국이었던 포르투갈을 3대2로 꺾어 바람을 이어갔다.

또 최근 대회에서 복병으로 자주 등장했던 아프리카팀들이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튀니지만 ‘아프리카 킬러’인 러시아를 만나 0대2로 완패했을 뿐 세네갈과 카메룬, 남아공은 세계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과 남미팀들을 만나 승리하거나 팽팽한 경기를 펼쳐 비기는 등 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수와 사령탑들의 활발한 인적교류로 세계 축구가 평준화되고 있다”며 “지금 상태라면 16강 진출국 예상이 우승국을 점치는 것보다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