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쟁취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비단 한나라당이 압승하고 민주당이 참패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몇가지 점에서 분명 잘못됐다.
특히 무조건 1번 순위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집권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정책이나 능력, 봉사정신, 청렴성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그래서 고양시장 선거는 모두가 ‘박빙’일 것이라고 점쳐졌으나 정당 지지율의 재탕이었고 도의원 8명은 한나라당 후보가 싹쓸이했다.
고양시의원 선거는 더욱 ‘막가파식’이다.
32명의 당선자 가운데 18명의 기호가 ‘가’이다.
그래서 당선자 못지 않은 정책과 능력을 가진 많은 인물들이 고개를 떨궜다.
지역을 얼마나 잘 아는지, 봉사정신은 얼마나 투철한지, 청렴한지, 능력은 있는지,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가 고려되지 않고 단지 한나라당 후보란 이유로 표를 줬다면 과연 옳은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
한나라당은 절대 교만해선 안된다.
한나라당도 과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같은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를 공천해주기 위해 당헌이나 당규 등을 억지로 개정해 소급 적용하고 시장후보 경선과정에서 지구당 위원장의 금품수수설이 나돌며 불공정 경선 개입시비가 발생했다는 것도 그만큼 이번 지방선거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당선자들은 겸손한 마음과 성실하고 청렴한 활동으로 잃어버린 표심을 바로 세우길 바란다.
어렵게 당선돼 놓고 구설수에나 오르 내리고 능력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처음부터 출마하지 않은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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