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강 월드컵사 최대이변으로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한국이 이탈리아·스페인을 꺾고 파죽지세로 4강까지 오른 것은 월드컵 사상 가장 위대한 이변으로 남을 전망이다.

첫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대회 이래 72년의 월드컵축구 역사에서 크고 작은 파란이 잇따랐지만, 첫 승과 16강을 목표로 나선 약체팀이 우승후보들을 차례로 무너뜨리고 준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특히 과거 이변이야 강호가 약체에게 한 번쯤 덜미를 잡힌 것에 불과했다.

한국축구의 4강 진출은 따라서 앞으로 다시는 나오기 힘들 것이란 점에서 단순한 이변이 아닌 세계축구사에 길이 남을 한편의 신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이 축구사에 큰 획을 그은 2002 한·일월드컵은 역시 파란이 속출한 ‘이변의 대회’로 기억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프랑스월드컵 때까지 기껏해야 5개 정도였던 이변사례는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대부분이 단발성이어서 매 경기마다 파란을 연출한 한국의 이변 연출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한·일대회가 낳은 이변들 중 역시 압권은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한 한국의 연승 행진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또 세네갈의 개막전 승리와 미국의 포르투갈 격파도 세계를 놀라게 한 이변으로 꼽힌다.

월드컵 처녀출전팀 세네갈은 개막전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1대0으로 꺾으며 프랑스를 조별리그 탈락의 늪으로 몰았고, 미국은 피구가 버틴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3대2로 따돌리며 8강까지 내달았다.

이전 대회에서는 5경기 정도가 이변으로 기억되고 있다.

‘불굴의 사자’ 카메룬이 전 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 개막전을 비롯, 박두익이 이끈 북한의 8강 제물이 됐던 66년 잉글랜드월드컵 이탈리아전과 미국이 축구종가에 일격을 가한 50년 브라질월드컵 잉글랜드전이 아직도 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감동의 드라마들이다.

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알제리가 ‘전차군단’ 독일을 꺾은 조별리그 경기와 벨기에가 아르헨티나를 1대0으로 물리친 개막전도 월드컵 이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변들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4강까지 진출한 ‘대이변’에 묻혀 태극전사들의 반란은 다음 월드컵때, 아니 그 이후에도 월드컵역사의 중요한 한페이지로 남아있을 전망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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