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는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며 이를 게을리 했을 경우 시의회가 설자리는 그만큼 좁아지기 마련이다.
6·13 지방선거가 끝난지 채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안양시의원들이 보여준 최근의 행태는 실망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한나라당 당적의 안양시의원 20여명은 최근 지구당위원장 등과 차기 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시의원들은 흩어진 의견을 한데 모으기 위해 자리를 같이 했을뿐이라며 모임의 취지를 제3대 의회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발생했던 불미스러운 일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애써 강조했다.
그러나 의장 후보 등을 선출하는 자리에 지구당위원장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는 사실은 의장 및 부의장 후보 선출에 보이지 않는 외부의 힘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면키 어렵게 됐다.
또 의장 출마에 뜻을 둔 몇몇 시의원들은 시장을 방문, 지지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져 개인의 명예를 위해 시의회의 권위와 위상을 실추시켰다는 비난을 받을만 했다.
이같은 시의원들의 행태에 민주당 성향의 시의원들은 ‘안양시의회를 더 이상 훼손시키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제4대 안양시의회가 첫거름을 내딛기도 전에 벌써부터 자리싸움으로 볼쌍 사나운 모양세를 보이고 있다.
시의회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변자 역할부터 우선 충실히 실천해야 한다.
의장과 부의장을 꿈꾸는 시의원들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엇부터 먼저 해야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의원들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의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
/안양=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