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세계의 숲이 2.4%나 줄었다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서는 섬뜩하다. 포유류의 25% 이상과 조류의 12%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2033년까지 비상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육지의 3분의 2가 도시확장과 도로개발로 인해 환경피해를 보게 된다고 한다. 지난 수십년간 그악스레 진행된 개발로 인류의 삶이 더 나아진 것도 아니다. 12억 인구는 여전히 절대 빈곤선(하루 1달러)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11억명은 음용할 식수를 제때 구하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
인류가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지구의 천연자원은 50년 후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는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의 보고서도 인류를 긴장케 한다. WWF의 보고서‘살아있는 행성’은 “현 상태로 가면 지구는 2050년에 사용기간이 만료된다”고 주장했다. 산림은 1970년에 비해 12% 감소했고 식수의 질은 55%나 하락했다. 환경파괴가 생태계에 비수를 들이댄 것이다.
1980년 120만마리이던 아프리카 코뿔소는 50만 마리로 줄었다. 호랑이 숫자는 100년전에 비해 5%에 불과하다. 해양의 생물다양성은 30년만에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구의 유효기간을 단축시키는 환경파괴 주범은 ‘부국들의 사치스런 생활방식’이라고 WWF는 강조하고 있다. 만약 모든 지구인이 미국이나 영국인처럼 자원을 소비한다면 지구크기의 행성이 2개 더 있어도 모자랄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인도네시아에서 도벌과 정부의 벌목허가 남발로 인해 산림이 급속히 파괴되고 있으며 파괴규모가 적정 벌목량의 6배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이 지구 수명 단축 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한국의 그린벨트정책도 ‘녹지 허파를 파먹는 포클레인’수준이기는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말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6월 건설교통부가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한 군포시 부곡지구와 의왕시 청계지구 지역주민 400명이 “조상 대대로 물려 받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기 원한다”고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했다.“ 도시가 팽창할수록 그린벨트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고 주장하는 이 운동이야말로 지구의 수명을 늘리는 비법이다. 희망을 주고 있는 군포·의왕 주민들이 고맙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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