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에 방학 되돌려 주자

방학 중 보충수업이 일선 고교에서 부활되고 있다. 학생들이 일상적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가정과 자연, 그리고 사회속에서 교과서 외적(外的)인 것을 배우고 체험하는 것이 방학의 근본 취지일진대 방학 중 등교는 결코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도내 고교의 경우 여름방학을 앞둔 대부분의 학교가 경쟁적으로 방학 중 보충수업 계획을 짜놓고 있어 학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해 오후까지 특기·적성교육을 명분으로 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하게 된다. 말이 방학일 뿐이다. 3학년은 물론 1·2학년생들도 반강제적인 종용으로 대다수 학생들이 참여하게될 교육내용들도 국어 영어 수학 등 이른바 도구과목 위주다. 방학 중 고교교실이 대입준비를 위한 주입식 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대입제도 개선을 통해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꾀하려는 정부시책과 전혀 상반되는 것으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물론 입시과열로 인해 우리의 중등교육이 입시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적 고민을 이해못할 바 아니지만, 그러나 교육당국이 지속적으로 대입제도를 개선하려는 취지가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있으므로 이에 배치되는 방학 중 보충수업은 금지하는 것이 옳다. 지금 우리는 시험의 노예가 돼 버린 고교생과 주입식 학원으로 전락한 고교교실을 그대로 두고서는 국가 사회의 발전을 기할 수 없는 교육위기 상황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입시제도가 점점 내신성적의 비중을 크게 높여가려는 까닭도 바로 학원식 수업을 지양하고 전인교육의 활력을 불어넣자는 데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학교당국은 방학 중에도 학생들을 등교하도록 붙잡아 놓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학을 유익하게 보내도록 교외지도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평소 학교수업에 쫓겨 소홀히 했던 교양서적을 읽게 하던가,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게 하고, 남을 돕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실감케 하는 사회봉사참여 등 교내에선 겪지 못하는 다양한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전인교육에도 도움되는 길이다. 방학기간에 일상적 환경을 바꿔보는 일이 그래서 값진 것이라는 것을 인식케 해야 한다. 이제 방학을 방학답게 보낼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방학을 되돌려 주는 데 학부모·사회·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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