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공부
白山
아버지가 읽고난 신문을 고등학생 또래의 자녀들이 으레 읽곤하였다. 신문이 지금처럼 한글판이 아니고 한문을 혼용했을 때다. 모르는 한문자는 모르는 대로 제쳐두고 읽었다. 기사 내용을 잘 이해못해도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마구 읽었다. 날마다 그러다 보면 몰랐던 한문자도 차츰 알게되고 이해가 안됐던 기사도 점점 이해가 되곤 하였다.
지금의 신문은 한글로만 만든다. 지금의 고등학생들이 신문을 얼마나 읽고 있는가 하는 의문에 흥미있는 기사가 신문협회보 253호(7월30일자)에 실렸다. ‘학교 상위권 학생 10명중 8명이 가정에서 일간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반면, 하위 20%인 학생 10명 중 4명의 가정은 신문구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조사한 ‘선행학습의 효과에 관한 연구’내용이 이러하다. 중·고등학생 3천4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위 20% 학생의 80% 이상이 집안에서 일간신문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이 조사는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1년동안 국어 영어 수학 과목별 학업성적이 상위 20%인 학생과 하위 20%인 학생을 대상으로 알아 본 것이다. 연구조사는 가정에서 신문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자녀의 학업성적 향상에 긍정적 요인이 되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신문쟁이가 신문 팔아먹기 위해 하는 소리가 결코 아니다. 기왕 구독하는 신문이라면 자녀들에게 신문 읽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게 좋은 이유의 예로 논술을 들어 설명하겠다. 논술은 어느날 갑자기 하루 아침에 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폭넓은 교양상식, 그리고 수준높은 판단력에 설득력있는 표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물에 대한 일상적 사실 기술은 해설이지 논술이 아니다. 논술은 출제된 주제가 무엇인가를 파악, 이에 자기 주장의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 자기 주장이 맞고 안맞고는 객관적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주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논리적 타당성이다. 즉 논리가 정연해야 한다.
대학에 따라서는 논술이 신입생 합격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부만 기계적으로 잘 하는 것 보다는 판별력, 응용력, 비판력 테스트로 창의적 사고(思考)의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 말고도 다른 교양서적을 많이 읽으면 더 좋다. 교양서적을 읽지 못하면 적어도 신문이라도 날마다 읽어 보는 게 학업성적뿐만 아니라 논술에 선행학습의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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