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현장 관정평/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전

올 세계선수권대회 사브르 동메달리스트인 장신 왕징지(중국·198cm)를 맞아 비교적 단신인 이승원(화성시청·180cm)의 고전이 예상됐으나 예상을 뒤엎고 15대8로 낙승을 거둔 것은 한마디로 이승원의 영리함과 자신감이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승원은 이날 결승전에서 1라운드 초반은 다소 긴장한 듯 조심스런 경기를 펼쳤지만 자신의 주특기인 ‘팡트 프레시(점프하면서 앞으로 뛰어나가 찌르기)’가 먹혀들며서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한번 맞서 승리를 거둔 전력이 있기에 상대를 정확히 알고 대비책을 세운 것 또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대개 신장이 큰 선수와 맞서게 되면 위축이 돼 제대로 공격을 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승원은 팡트 프레시가 먹혀들고 적절한 거리조정과 함께 ‘빠라드 리포스테(막고 찌르기)’가 잇따라 성공돼 왕징지를 주눅들게 했다.

이날 승부의 분수령은 2라운드 들어서며 이승원이 팡트 프레시와 ‘꽁트르 아타크(받아 찌르기)’로 착실히 득점을 쌓아간 반면 왕징지는 거리 조절에 실패하며 역습을 자주 허용하자 심판에게 항의하는 등 자기와의 싸움에서도 지고 있었다.

국내 1인자로 이번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원이 이날 처럼 자신감을 갖고 거리 적절한 거리 조절로 서구의 선수들과 맞상대 한다면 또한명의 세계적 스타로 탄생할 가능성이 엿보인 승부였다. <양달식 화성시청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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