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규기자
‘경기구상작가전 일요일 오전 10시40분까지 있다가 갑니다. 일찍 Open 요망’
지난 12일 일요일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전시장을 찾았다가 되돌아간 어느 관람객이 전시장 유리문에 붙여놓고 간 메모다. 소전시장에서는 10일부터 16일까지 경기구상작가회의 11번째 회원전이 열리고 있다. 이날 전시장을 찾았던 관람객은 늦게까지 문을 열지않은 전시장에 얼마나 화가 나고 황당해서 돌아갔을까.
그런데 이같은 황당함은 그 다음날에도 계속됐다. 용인에 사는 서양화가 김모씨는 13일 오전 11시30분쯤 구상작가회전을 찾았다가 그때까지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그 옆에 메모를 보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낮인데 문이 열리지 않은 전시장에 너무 놀라웠다.
경기도문예회관 전시장 담당자들에게도 화가 났고, 전시를 열어놓고 얼굴조차 보이지않는 구상작가회 회원들의 무성의에도 화가 났다. 문예회관 직원에게 부탁을 해 문을 열어 관람은 했지만, “도난의 우려 등으로 전시장을 대관한 작가들의 요청이 있어야 문을 연다”는 직원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문예회관은 대·소전시장을 관리·운영하면서 큐레이터가 없고 평상시 전시장 관리도 제대도 안돼 미술인이나 관람객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대관만 해놓고 전시장 문도 제때 열지않는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
문예회관 관계자는 “별도규정은 없지만 대관한 측에 오전 10시에 개관해 오후 6시까지는 문을 열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남의 일처럼 말하고 있다. 좋은 전시회를 열고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제때 전시장 문을 열어주는 최소한의 역할도 외면한다면, 문예회관은 도대체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공연장에는 안내 도우미가 있다. 따라서 모든 책임을 대관한 작가들에게 미룰 것이 아니라 전시장에 도우미를 써서라도 도민들이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상식 아닐까. 작가들도 전시장 개·폐시간에 맞춰 전시장을 지키며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다. 전시를 한다면서 관람객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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