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의 흥분 속에 치러진 올해 프로축구 정규리그의 특징은 경기도에 연고를 둔 성남, 수원, 안양의 ‘빅 3’ 체제가 확고히 뿌리를 내린 것이다.
올시즌 K-리그는 울산이 막판 2위로 올라서고 전남과 포항이 한때 선두를 다투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혼탁했지만 결국 빅 3가 강세를 띰으로써 3년 연속 비슷한 판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빅 3의 강세속에 대전은 겨우 1승를 챙겼고 부천과 부산은 사령탑이 중도 하차하는 아픔을 겪으며 3약을 형성했다.
지난해에 이어 3강4중3약의 판도가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다.
천신만고 끝에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한 성남의 우승은 사실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점쳐졌던 수원과 안양이 주전들의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한 전력누수가 심했던 것과는 달리 성남은 월드컵은 물론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공백없이 베스트 11을 꾸려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반면 이운재가 대표팀 골키퍼를 지킨 수원은 고종수의 부상, 안양은 좌·우 날개 이영표, 최태욱의 차출 등으로 팀 운영에 상당한 애로를 겪어야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전력 공백이 없는 전남과 포항, 특히 전북의 부진은 실망스럽다.
지난해 10월 조윤환 감독을 영입한 전북은 에드밀손, 비에라 등 값비싼 용병들을 대거 영입, 가장 먼저 시즌에 대비했지만 달라진 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7위에 머물렀다.
전남과 포항도 각각 김남일과 홍명보라는 월드컵 스타를 앞세워 관중몰이와 함께 중반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고비마다 뒷심부족으로 ‘반짝 장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올해 판도와 관련해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용병에 울고 웃었다’는 지난해와는 대조적으로 토종의 힘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는 데 있다.
득점 1위 에드밀손의 전북이 7위에 그치고, 득점랭킹 14위(7골이상) 안에 용병과 토종이 절반씩 포진한 점에서 보듯 이천수와 유상철 등 대표선수가 가세하면서 외국인 스트라이커의 활약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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