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당굿은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어. 도당굿을 잃어버리면 경기도를 잃는 거야. 누가 뭐라해도 경기도를 대표하는 무형문화재는 도당굿밖에 없어.”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 경기도 도당굿 예능보유자 오수복(79·여·수원시 권선구 매교동 114-20) 선생의 1인 도당굿 전판 공연이 ‘맺힌 고를 푸시고 명복일랑 듬뿍 받아가시게’란 주제로 10일 오후 6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열린다.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도당굿에서 오 선생은 남·여 무격이 함께하는 부분과 무녀들이 맡아 하는 부정굿, 제석굿, 대감굿, 군웅굿을 전판 공연한다.
단아한 자태의 오 선생은 용인 출생으로 서른한 살때 갑오만신(신어머니)의 신딸이 됐다. 이후 갑오만신의 단짝으로 젓대와 해금은 물론 경기무악에 통달한 민속음악의 대가 이용우 선생을 만나 도당굿을 전수, 1990년 경기도당굿 무녀분야 보유자가 됐다.
도당굿은 원래 세습무가의 화랭이(남무) 굿으로, 소리·춤사위·장단·굿에서 사용하는 시나위 등이 독창적이다. 도살풀이·태평무 등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무용이 도당굿 장단을 이용하고 있으며, 터벌림·진쇠춤 같은 많은 춤들이 도당굿을 모체로 창출됐다.
특히 타 지역의 굿보다 다양한 장단의 음악과 무용, 극적 요소를 두루 갖고 있는 경기도당굿은 수십년 동안 실연을 하면서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익힐 수 있다고 전해진다.
한글을 모르는 오 선생은 수년 전 기억만으로 경기도당굿의 모든 무가를 구술, 343쪽에 달하는 ‘경기도당굿의 무가’(경기문화재단)라는 책을 펴기도 했다.
젊어 수원으로 이주한 뒤 현재 거주하고 있는 매교동에서 평생을 살아온 오 선생은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매년 돕고 있으며 고아들을 키워 결혼시키는 등 선행을 실천하는 삶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오 선생의 이번 공연은 처연하고 구슬픈 서민들의 사연과 정감이 묻어나는 무가를 들으며 굿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경기도립국악단 민요팀의 최근순씨와 도살풀이 이정희씨, 선소리산타령의 박종국씨 등이 찬조출연해 막간을 구성지게 꾸밀 예정이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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