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세금 걷어... 선심 ’펑펑’

고양시가 민원에 밀려 도비 지원도 받지 않고 대형 공사를 잇따라 추진, 주민들이 납부한 세금을 무분별하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너비 8∼12m인 도시계획도로나 시도(市道), 또는 일정 규모 이상 공사는 총사업비 가운데 40%까지 도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시의회 도시건설위원가 심의한 내년도 예산안을 토대로 점검한 결과, 10억원 이상 전액 시비투자사업이 25건에 이르며 총사업비는 3천16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가운데 국제전시장 전용 진출입도로 개설공사 등 다른 기관과 협약에 따른 사업 3건을 제외한 21건이 도비 지원이 전무하거나 향후에도 지원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오는 2004년까지 46억5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시도 83호선(동국대) 도로 확포장공사는 주민들이 납부한 막대한 세금을 투입, 동국대 불교병원에 특혜를 주는 선심성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는 2004년까지 86억6천만원이 투입되는 능곡역∼능곡고교간 도로개설공사도 어렵게 도비 10억원을 뒤늦게 확보했지만 인근 구시가지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조합아파트 신축사업 시행자들이 부담해야 할 몫인데 주민민들이 낸 세금으로 추진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내년부터 오는 2006년까지 67억5천만원이 투입되는 여무시 마을 진입도로 개설공사와 사업비 51억원의 시도 74호선∼항공대간 도로개설공사 등 상당수 사업들이 주민들 성화에 못이겨 전액 시비로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시가 도비 지원도 받지 않고 각종 공사를 남발해 발주하고 있는 건 민선 시장이 차기 선거를 의식, 재정이 열악한데도 주민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정자립도 등을 감안, 도비가 배분되므로 개별사업들마다 반드시 40%씩 도비를 지원받을 수는 없고 현재 추진중인 사업 대부분은 현 시장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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