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는 이유로 차량을 이용해 파출소로 돌진하는가 하면 즉결심판에 회부됐다고 파출소를 불태우는 등 경찰관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제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폭행 당하는 일은 더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순찰차를 타고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욕하며 시비를 거는 것은 흔한 일이고 여기에 대처하는 경찰관들의 자세 또한 지극히 방어적이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나. 경찰의 책임도 있겠지만 정부의 민심 추스르기 정책과 사회지도층 및 국민들의 준법정신 불감증, 이를 방치하는 언론 또한 책임이 크다. 따라서 치안현장의 경찰력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고 진압 또한 최소한의 물리력 행사에 그치고 만다.
이러한 공권력 무시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에 10대 청소년조차 경찰의 공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음주 단속중인 경찰관을 차에 매달고 질주하여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되는 사례가 증가추세에 있다.
미국에서는 경미한 범죄일지라도 범죄 진압은 매우 효과적이고 아주 강력하게 이뤄진다. 우리나라에서 미국 경찰과 같은 방식으로 범인을 검거했다면 경찰이 국민의 인권을 무시하고 과잉대응했다며 언론과 국민들이 동조해 경찰관에게 윤리적 책임을 묻고, 꼬투리를 잡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최일선 치안현장의 경찰관들에게 언론과 국민들이 힘을 실어줄 때다. 왜냐하면 공권력 무력화 풍조는 사회불안을 가중시키고 그 피해 또한 선량한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홍철기(인천중부경찰서 용이파출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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