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에는 3·1독립만세운동 당시 일본 헌병들이 향남면 두렁바위(제암리) 마을 주민들을 교회에 가둔 뒤 불을 지르고 총격을 가해 집단적으로 학살한 제암리 순국기념관을 비롯, 애국선열들의 넋이 서려 있는 독립운동 유적들이 전역에 있다. 또 최근에는 3·1운동과 관련한 화성지역 독립운동가 36명의 사진과 화성지역 3·1운동 현황을 알 수 있는 도면 등 각종 사료가 발굴돼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화성지역 3·1운동의 역사적 위상에 견주어 볼 때 유적지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은 심히 안타깝다. 제암리 순국기념관과 기념비·기념탑이 건립돼 있으나 독립운동의 역사를 화성 시민과 국민, 나아가 세계에 알려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기에는 유적 관리가 열악한 실정이다.
화성의 3·1운동을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3·1운동과 관련된 화성지역의 기념관·기념비·기념탑·묘역·집터 등 유적을 정확히 파악해 효율적인 관리체제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다. 화성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도록을 발간하고 고주리 위령비나 쌍봉산·우정면사무소·장안면사무소·사강리 등 기념시설을 건립해야 한다. 특히 제암리 순국기념관의 증축과 정비는 무엇보다 시급하다. 화성의 독립운동 관련 홈페이지 제작과 청소년 등을 위한 화성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코스를 정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이같은 사업이 실현 가능한 것은 국사편찬위원회나 국가보훈처, 지방자치단체 등에 소장된 신문조서, 판결문, 호적 등의 자료가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유적들을 복원할 수 있는 도면 등이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
화성지역 독립운동가 사진들과 함께 ‘수원군(화성시) 우정·장안면 만세운동도’ ‘장안면사무소 평면도·인근도·복원도’ ‘가와바다 순사 처단 장소’ ‘노구지 순사부장 처단 장소’등 도면을 수원대 사학과 박환 교수 등이 발굴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유적지 자료 발굴은 역사의 정확한 이해와 역사 바로 잡기의 기초다. 독립된 조국을 못보고 숨져간 애국선열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화성지역 3·1운동 유적지는 복원돼야 한다. 화성시는 물론 경기도가 독립운동 유적지 복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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