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또 갈팡질팡 하나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취임 이후 주요 교육 정책을 사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마구 발표하여 일선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들까지 과연 교육정책이 어떻게 바뀌는 것인가에 대하여 상당한 의문점을 가질 뿐만 아니라 혼선을 야기시키고 있다. 그 동안 교육부총리 인선을 둘러싸고 얼마나 큰 진통이 있었는데, 어렵게 임명된 교육부총리가 취임과 더불어 대입변경 제도등과 같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첨예한 관심 사항을 여과 없이 발표하여 교육정책의 일관성에 문제를 던지고 있다.

우선 윤 교육부총리는 취임 후 첫번째로 대학입시제도 변경을 시사하면서 현 수능시험을 자격고사로 바꾸고 학생부 반영 비율을 확대하는 것을 2005년도 이후 장기과제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국 교육에서 대학입시제도가 갖는 중요성을 감안하면 입시제도의 변경이 미치는 파급효과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임에도, 불과 수개월 전에 2005년도 대학입시의 대강이 발표된 마당에 장관 취임과 더불어 대입제도가 또 변경된다면 일선학교나 학생·학부모는 막심한 혼란을 겪게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대 공익법인화, 지방대 지원 확대, 기여입학제 반대 등도 언급하였다. 이중 서울대 공익법인화는 개인생각이라고하여 초기의 입장과는 다소 다른 태도를 나타내 과연 교육부총리의 입장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이미 일선학교에서 시행중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중단 내지 유보하겠다고 말했다가 이를 다시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져 일선학교에서는 갈팡질팡하는 교육정책에 어리둥절하고 있다.

장관이 취임하게 되면 해당 업무에 대하여 평소 가지고 있던 소신을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소신도 없이 장관을 한다면 단순한 조직 관리자 이외는 의미가 없다. 그러나 장관이 국가의 중요 정책을 개인의 소신만 가지고 추진하는 것도 역시 문제다. 특히 교육부와 같이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무엇보다도 교육 현장과 현행 정책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통해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 윤 교육부총리는 사전 충분한 검토 없는 즉흥적 교육정책의 발상으로 교육계를 혼란시키기보다는 교육 본질을 다루는 중·장기적 정책 수립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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