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을 맞이해 화성문화원에서는 큰일을 해냈다. 향토사료분과위원들이 ‘화성의 얼’ 발간사업계획으로 화성시관내 보호수 78주의 위치·지정·현황·크기·둘레·보호수에 얽힌 내력 등을 조사해 기록한 것이다. 현장을 다니면서 무한한 보물들이 숨겨있음을 느꼈다.
가는 곳마다 연륜에 얽힌 전설같은 실화들을 노목 가슴속에 묻고 후손들을 내려다 보는 웅대함에 인간은 자연앞에 한없이 나약함을 느꼈다. 마을의 수호신, 농부들의 그늘로,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로 수백년간 수문장 역할을 다한 이 나무들은 대개 82년 10월에 보호수로 지정을 받았는데 나무의 나이가 물경 130년부터 1300년까지 역사의 산증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시멘트로 나무둘레를 포장해 통증을 호소하는 듯해 보여 안타까웠다. 그래도 어느 곳은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정성을 다해 토종은행 나무를 잘 가꿔 열매를 거둔 곳도 있고 어떤 보호수는 농작물에 그늘을 지워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곳도 있어 안타까웠다. 특히 화성시 장안면에 있는 향나무는 수령이 920년이 됐는데 고사했다.
이번에 보호수를 조사하면서 충·효·예의 고장 화성에 살고 있는 사실에 긍지를 느꼈다. 여러 향토사료집을 읽어 보았지만 동화처럼 빨려 들어가는 느낌은 처음 받았다.
/지현숙·대한어머니연합회 경기도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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